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를 하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오는 25~30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처음 공개하고, 글로벌 기술수출 발판 마련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유한양행 폐암신약 '렉라자'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K항암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제 2의 렉라자' 탄생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달 25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AACR 2025에 참가해 항암신약 후보물질 3종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포스터로 발표할 항암신약 후보물질은 △표적항암제 'DWP216'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치사항암제 'DWP223' 등 3종이다.
DWP216은 종양억제유전자 NF2의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로, NF2 변이암종에 특화된 표적항암제로는 세계에서 전무해 대웅제약의 개발 성과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DWP217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역항암제이며, DWP223은 암세포 생존경로를 차단해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기전의 차세대 정밀타깃 항암제다.
대웅제약은 3종 모두 동일계열 내 최초 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인 만큼 향후 임상을 거쳐 상용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도 올해 AACR 2025에서 항암신약 후보물질 4종의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후보물질군은 △암 줄기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ID12023' △암 돌연변이 유전자 'KRAS'를 억제하는 비소세포폐암·췌장암·대장암 표적항암제 'ID12241' △내성이 생긴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항암제 'ID11916' △항체약물접합체(ADC) 방식 항암제 'ID12401' 등이 포함된다.
제일약품의 경우,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AACR 2025에서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위암 비임상 연구결과를 공개한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국내 승인을 받은 자사 첫 신약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에 이어 '네수파립'을 제2의 자큐보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오리온그룹 신약개발 자회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LCB39'를 비롯해 익수다·소티오 등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활용해 도출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SOT106' 등 총 5건의 전임상 연구성과를 소개한다.
신라젠도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고형암 신약 'BAL0891'의 연구결과 3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항암제는 다른 치료제보다 개발이 까다롭지만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50개 중 가장 많은 30%의 비중(15개)을 차지할 만큼 성장 잠재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제약업계는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폐암 말기(4기) 환자가 완치(완전관해)되는 효과를 입증하는 등 기존 표준치료제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여 글로벌 무대에서 K항암제 개발 기술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기술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 FDA 승인 등으로 엔데믹 이후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 공급 파트너로 인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인도 등 후발주자 추격 속도도 위협적인 만큼 후기임상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신약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