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너빌리티가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출원한 상표. 사진=키프리스 제공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새로운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정밀 소재 분야가 주요 지정 상품으로 포함돼 있어 단순 상표 등록을 넘어 신소재 관련 신사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월 25일 특허법인 정안을 통해 'DoSS'라는 영문 상표를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단계에서 △3D 프린터용 금속박 또는 금속분 △강관(鋼管) △강판(鋼板) △금속 및 금속 합금 △스테인리스강 △일반금속 및 합금 △일반 금속제 잉곳 등 총 7개의 금속 소재 품목이 지정 상품으로 명시됐다.
최근에는 수소 터빈이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열 에너지 저장 등 미래형 발전 기술과 접목되는 고기능성 금속 소재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상표 출원은 기존 기계·설비 중심 사업을 넘어 핵심 소재 자체를 제품화하거나 기술로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소재 내재화 내지는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 시도로 풀이된다.
가스 터빈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체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2023년 8월에는 630°C급 로터 상용화에도 나섰고 관련 핵심 부품인 터빈 블레이드 등에도 고온·고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합금 소재를 적용해 왔다.
특히 3D 프린터용 금속 분말 등도 지정 상품에 포함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금속 부품 제조는 고정밀·고난도 부품의 경량화와 생산 속도 향상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항공우주·에너지·방산 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해당 분야에 상표를 선제 등록한 것은 단순한 개발을 넘어 해당 소재 자체를 상업화하거나 브랜드화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상표명인 'DoSS'의 의미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이를 통해 금속 소재 자체를 브랜드화하고 외부 판매·수출까지 염두에 둔다면 기존의 설계·조달·시공(EP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재 기술 기반 B2B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수소 터빈 모형.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수소 연료 혼소 터빈·고온 가스로형 원자로·에너지 저장 장치(ESS) 연계 열저장 설비 등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신사업들은 고기능성·고내구성 소재를 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DoSS'는 이러한 기술 기반 하드웨어의 근간을 이룰 소재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사업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과 가스 터빈 사업 본격화에 따른 적시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중소형 원자로 등에서 혁신 제조 기술을 도입하고 소재 개발과 가스 터빈 효율 향상, 탄소 중립 대응 등 핵심적이고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DoSS' 상표 출원은 단순한 네이밍 확보를 넘어, 에너지·소재 기술의 융합과 이를 통한 사업 모델 다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브랜드를 통해 어떤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가스 터빈이나 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소재는 기본이 되는 영역으로, 관련 사업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또 “현 시점에서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정해둔 건 아니지만 제작 또는 판매용 소재 기술을 확보한다고 보면 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려워 양해를 구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