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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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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물가, 4월에도 ‘노 브레이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02 16:37

1~3월 가격인상 40곳 넘어…작년 초 가격인하와 딴판

4월에도 라면·음료·주류 등 가공식품 위주 줄인상 예고

“탄핵선고 앞둔 혼란 틈탄 인상 편승행위” 따가운 시선

기업 “비용 가중 경영난 불가피” vs. 소비자 “책임 전가”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통계청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1~3월 석 달 사이에만 가격인상 식품·외식업체가 40곳을 넘겨 서민경제에 어느 때보다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가격인상에 나선 기업들은 내수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고환율 악재로 원재료 등 비용 상승 등을 내세워 가격조정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반면, 소비자단체들은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 전가하는 행위라며 가격 원상회복을 요구해 양측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3월 석 달 간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업체만 40곳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3월에 가격 조정을 단행한 사례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고, 심지어 지난해 4월 제분업계의 밀가루값 인하를 시작으로 하반기 라면·제과업계까지 인하에 동참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 4월 소비자물가 2.1% 불구 가공식품·외식은 3%대 '훌쩍'




최근 물가 동향만 살펴봐도 지난해 말 가격을 올린 업체는 오리온 등 일부에 그쳤지만, 12월 초 계엄령 파동과 탄핵정국 등 정치 혼란기를 틈 타 올해 초부터 인상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이달 1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오는 4일로 발표하는 등 탄핵정국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 틈을 노린 먹거리 물가 인상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4월 물가 인상 움직임은 가공식품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지난 1일부터 오뚜기(라면, 카레), 남양유업(음료), 매일유업(컵 커피, 치즈 등), 롯데웰푸드(소시지), CJ제일제당(비비고 만두)가 가격 인상을 잇달아 발표했다.


같은 날 오비맥주도 카스·한맥 등 대표 맥주 출고가를 평균 2.9%, 롯데아사히주류도 수입 맥주 아사히 가격을 최대 20% 각각 올렸다.


외식업계도 인상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1일 일부 버거·사이드 메뉴 가격을 평균 2.3% 상향 조정했고, 3일 롯데GRS 롯데리아도 버거류 23종을 포함한 65개 품목값을 평균 3.3% 인상한다.


저가커피 대표 브랜드 메가MGC커피는 오는 21일부터 브랜드 출범 후 10년 만에 아메리카노(HOT) 판매가를 기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 인상을 예고했다.


이같은 식품·외식업계의 릴레이 가격인상에 정부가 나서 물가 억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그 결과,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률은 각각 3.6%,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1%)을 뛰어넘었다. 특히, 가공식품은 2023년 12월(4.2%)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

◇ 식품협회 “정국 불안과 무관"…소비자단체 “물가 비협조 기업 지원 재검토해야"


식품 전반에 걸친 물가 인상을 단행한 식품·외식업체들은 제품값을 올려야 하는 속사정을 호소한다. 이상기후에 따른 국제 원자재 시세 불안정,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 급등 등으로 치솟은 비용 상승분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여러 상승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기업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한국식품산업협회도 1일 “일부 업체의 가격인상은 정국 불안과 상관없이 최근 몇 년간 가격 인상 자제와 환율과 원자재, 경영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해명성 입장을 내놓았다.


식품협회는 “일부 수출주도형 식품기업은 K-푸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내수 중심인 대부분의 식품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원가절감, 불필요 비용 해소 등 경영 효율화 자구 노력 대신 손쉬운 가격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과 이윤 추구를 도모한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할당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등 각종 지원책을 제공받아 주요 식품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격 인상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기업들은 지나친 가격 인상을 중단하고, 원재료 하락분을 반영해 제품 값을 합리적 수준으로 회귀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정부를 향해서도 “물가 안정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에 세제와 관세 혜택을 재검토하고,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 중심의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물가관리 통제력을 강화해 달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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