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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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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외면한 RE100, 가격 두배 치솟고 계약물량은 저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08 14:24

공급 부족에 REC 가격 3년동안 3만 후반대서 7만 초반대로 상승

PPA 계약물량 1702MW, 신규 발전설비 10분의 1에도 못미쳐

“재생에너지 싸게 살 수 있도록 보급 늘리는 게 다음 정부 과제”

RE100

▲RE100 이미지. 챗지피티

윤석열 정부 3년여동안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용 재생에너지 전력의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계약물량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정부의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 등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에 맞춰 공급이 늘어나지 못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오는 6월 3일 대선 이후 출범하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려 기업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8일 한국RE100협의체의 월간 RE100 동향 3월호에 따르면 지난 2월 RE100용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월평균가격은 1메가와트시(MWh)당 7만2329원을 기록했다. 이는 윤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월평균가격 1MWh당 3만8000원과 비교할 때 1.9배 증가한 수치다.


RE100
▲RE100용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평균가격(단위: 원/1REC)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한국RE100협의체 재정리

REC란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하는 인증서로 RE100 실적을 인정받는 수단이다.




기업이 RE100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와 맺은 전력구매계약(PPA) 실적은 올해 2월까지 총 1702.9메가와트(MW)로 집계됐다. 이는 발전소 가동 전에 맺은 계약을 포함하므로 실제 운영되고 있는 RE100용 발전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공개한 PPA 계약 건을 기준으로 실제 계약 건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윤 정부 3년 동안 총 발전설비가 1만9560MW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기업이 RE100용으로 계약한 PPA 물량은 이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RE100용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치솟은 것은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의 REC 가격이 비싸진 영향이다. RPS 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일반 기업이 아닌 화력, 원자력 등을 운영하는 대규모 발전사에게 판매하는 시장이다.


대규모 발전사들은 RPS에 따라 발전량의 일부를 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하지만 윤 정부 동안 연간 재생에너지 신규 보급량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3000MW 밑으로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사업용 태양광 신규 보급 용량은 2020년 4100MW, 2021년 3900MW, 2022년 2700MW, 2023년 2900MW, 2024년 3160MW를 기록했다. 해상풍력은 윤 정부 동안 보급 실적이 전무하다.


재생에너지 설치 구역을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제한하는 이격거리 규제와 윤 정부의 일부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철회 등이 보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RPS용 거래 가격에 맞춰 기업들에게 REC를 팔고자 한다. 비싼 RPS용 거래 시장이 있는데 그보다 싸게 REC를 팔 이유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RPS용 REC 가격은 1MWh당 7만2424원으로 RE100 시장(7만2329원)과 거의 일치한다.


REC 시장에 맞춰 PPA 시장도 전기요금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국내 수출 기업이 RE100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다음 정부에서 공급을 늘려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택중 RE100협의체 의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쉽고 싸게 살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게 다음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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