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K이노엔 '케이캡'(왼쪽부터),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일약품 '자큐보'. 사진=각사
HK이노엔·대웅제약·제일약품 등 제약 3사가 차세대 항궤양제로 불리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3파전을 본격 펼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인도에 정식 출시했다.
인도 항궤양제 시장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 P-CAB 제제가 인도에 출시되는 것은 펙수클루가 처음으로, 대웅제약은 인도를 펙수클루의 글로벌 핵심거점국으로 삼아 해외수출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펙수클루는 지난 2022년 출시된 국산 34호 신약으로, 출시 3년차인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HK이노엔 '케이캡'에 이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제일약품은 지난 3일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구강붕해정(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먹는 제형)의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자큐보는 지난해 국내 출시된 국산 37호 신약으로, 이번 제형 변경이 허가를 받으면 자큐보는 HK이노엔 케이캡 구강붕해정에 이어 세계 2번째 P-CAB 계열 구강붕해정이 된다.
업계에 따르면 구강붕해정은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나 빠른 복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특히 유용해 시장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일약품은 향후 자큐보 주사제형도 개발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인다는 복안이다.
국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국내 최초 제품인 HK이노엔 케이캡을 비롯해 대웅제약 펙수클루와 제일약품 자큐보가 3파전을 형성하고 있다.
맏형격인 케이캡은 국산 30호 신약으로 지난 2019년 출시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해 구강붕해정 출시 등 제형 다양화와 적응증 확대, 보령과의 공동판매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41.3%나 증가한 16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K이노엔은 올해 케이캡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해 연매출 1조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만든다는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20조~25조원 규모로, 지난 30여년간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 치료제가 주도해 왔다.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1조3000억원 규모로, PPI 계열 치료제가 50~55%, P-CAB 계열 치료제가 20~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PPI 계열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P-CAB 계열 치료제가 PPI 계열보다 약효 발현이 빠르고 약효 지속시간은 더 길며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국내외에서 P-CAB 계열의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자큐보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하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가 제형 다양화 및 해외진출 확대를 통해 본격적인 매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약품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큐보의 새로운 제형 개발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자큐보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가 세계 4위 항궤양제 시장인 인도에서 획기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펙수클루를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시키고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원의 블록버스터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