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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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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뜨면 신고가”…파죽지세 국제금값, 시세 어디까지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17 14:48
ASIA-GOLD/DEMAND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이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6월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3.27% 폭등한 온스당 3346.40달러에 거래를 마감, 사상 처음으로 3300달러선을 넘어섰다. 지난 11일 첫 3200달러 돌파 후 약 1주일 만에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금 시세는 올들어 28%가량 오르면서 지난해 상승률(27%)을 넘어섰다.


국제금값은 이달초 2900달러대로 하락하는 등 상승세가 진정되는 듯 싶었지만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가 지난 9일 발효된 이후 다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발표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졌다.


금 시세는 17일 장중엔 고점을 또한번 높이기도 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1분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354.9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엔 3371달러까치 치솟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의 파급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 금 매수를 부추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우리는 아직 그것(파급력)을 알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알게 되기전까지 우린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미중 관세전쟁 속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약세는 금 수요를 높인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전장 대비 0.77% 내린 99.38을 나타냈다. 이는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다.


ABC 리파이너리의 니콜라스 프라펠 글로벌 기관시장 총괄은 “가장 큰 테마는 불확실성"이라며 “관세의 규모와 범위, (관세를 통한) 미 행정부의 전략, 미국 교역국들의 반응들 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블랙록의 에비 함브로 글로벌 섹터투자 총괄 역시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 금시장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매우 가시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금값 전망치를 속속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 가격이 3700달러까지 오른 후 내년 중순까지 40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최근 전망했다. UBS 역시 올 연말까지 시세가 3500달러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뱅크는 내년 금값 전망치를 기존 2900달러에서 3700달러로 대폭 높였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금이 올해 최고의 자산이 될 것으로 답한 비중이 42%로 3월(23%) 수치보다 크게 올랐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됐다. 미 금융시장 베테랑 분석가로 알려진 칼리 가너는 이날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릿과의 인터뷰에서 “인기 없는 의견이 될 수 있지만, (금값 상승세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11년 여름만큼 과매수 상태인데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다면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간 금값은 2011년 9월초 고점을 찍은 후 2015년까지 장기 하락세를 보였다.


가너는 이어 현재 금 시장에 80%는 투기적 투자자들이 있다며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로 가격 상승을 뒤쫓는 80%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틀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날을 예측하기엔 매우 어렵지만 80%의 사람들이 강세론을 보인다면 하방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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