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성과 시급한 美, 관세 완화 필요한 韓…“성공적 회의” 분위기 이어갈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25 11:36
US-NORWAY-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사진=AFP/연합)

미국 워싱턴 DC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2+2 장관급 통상 협의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 정부의 향후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신속한 협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빠르게 만들어 앞으로의 정책 추진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부과된 고율의 관세 폭탄 완화를 받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한미 협의 결과와 관련해 “오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가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우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르면 다음 주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르면서 기술적인 조건들(technical terms)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일찍 (협상하러) 왔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고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우리는 볼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협상에 대한 미국 측의 첫 반응은 뜻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노르웨이 총리가 오후 2시께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 “정상들이 무역과 관련해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큰 진척과 훌륭한 합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고서는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재무장관에 그런 내용을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이날 한국과의 협의 결과에 대해 소개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이 이번 협의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묘사했다는 점에서 미국 측은 협의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브리핑에서 조선산업 협력에 대한 정부의 제안에 미국 측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면서 “오늘 저희가 상당히 좋은 출발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당초 기대했던 것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투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해왔고 이 같은 미국 우선주의 기대감에 '트럼프 트레이드'가 올 연초까지 이어져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월부터 관세 정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자 미국 증시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관세가 발표됐던 지난 2일엔 경기침체 공포에 폭락장이 연출됐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2% 상승 마감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상호관세 발표 전 수준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폐지 또는 완화하는 대가로 각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비관세 무역 장벽 철폐 등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보다 먼저 협상을 시작한 일본, 인도 등과 합의에 아직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에 이번 한미 통상회의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베선트 장관이 '이르면 내주'라고 시기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낸 '양해에 관한 합의'와 '기술적인 조건들' 등도 원만히 진행될지 주목받는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까지 패키지 합의 도출을 목표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역시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인 한국의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에서 6월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타국과 중대한 합의를 할 경우 차후에 적잖은 논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협상 때와 달리 미국이 방위비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던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들 싣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담 파라르 선임 지정학경제 애널리스트는 “한국 대표단은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한다"며 “오늘의 친선이 실제 협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진정한 시험대"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