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제4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은 윤석열 정부가 은행권 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내놓은 금융정책이다. 5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구축된 독점 체제가 은행권에 유리한 이자 장사를 가능하게 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추진됐다.
정부의 '은행 때리기'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지금의 과점 구조 해체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금리 인하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로 고통받은 차주들이 많았던 데다, 경기 침체기에도 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이익을 챙겨왔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시중은행으로 재탄생한 iM뱅크와 제4인터넷은행 출범 예고를 반기는 시각도 존재한다. 물론 기존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경쟁이 어려울 정도로 덩치가 작고, 시장 안착에 대한 의구심도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이란 시도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은행 서비스가 부족했던 원주 지역에 곧바로 지점을 열었고, 충청권 등 추가 출점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으나, 은행 점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영업망을 구축하는 것은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4인터넷은행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표방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은행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소호은행이 계획대로 출범하게 되면 대형 시중은행 중심의 금융 체제에서 소외됐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보다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터넷은행들은 은행권의 '메기'로 부상했다. 2017년 인터넷은행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으나, 지금은 기존 은행을 위협할 정도로 시장 파급력이 커졌다. 새로운 시중은행 등장과 제4인터넷은행 출범은 이제 막 시작 단계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은행 지형을 흔들지 모를 일이다.
다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금융정책은 6월 3일 조기 대선 이후 바뀔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정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꾸준히 추진돼야 하는 정책들은 연속성을 가지고 이어져야 한다.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은행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필요한 은행권 과점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들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 깊이 있는 정책으로 확장돼 추진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