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과 관세 및 무역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세계 교역국들에게 부과할 관세율과 미국 정부가 얻어낼 양보(concession)를 직접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매우 공정한 숫자를 제시한 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합의에 도달해 축하한다'고 말할 것이다"며 “그러면 그들은 '좋다'고 말한 후 쇼핑(미국산 제품 구매)에 나서거나 '좋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숫자(관세율)는 매우 공정하고 낮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나라에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협정을 체결할 필요가 없다. 그들(상대국)이 우리와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25개의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앉아서 향후 2주 내 어느 시점에 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시장에 신경 쓰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의 시장 일부를 원한다"며 “사람들은 (관세로 인해) 매우 혼란스럽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유연한 것이다. 우리는 앉아 있을 것이고, 몇몇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는 관세를 없애기로 동의했다. 그들은 다른 누구에게도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만, 우리에게는 동의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무역 파트너에) 구체적인 (관세율) 수치를 제시하고, '미국은 비즈니스에 열려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미국에서 제품을 살 수 있는 특권을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쇼핑할 때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점"이라며 미국을 '고급 백화점'에 비유하면서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가진 매장이라고 생각해보라. 당신은 와서 지불할 것이고 우리는 매우 좋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 진행 중인 무역전쟁과 관련, “중국은 협상을 원하고 만나길 원한다.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중국과 만날 것"이라며 “중국 선박들은 태평양에서 유턴하고 있다. 큰 선박들이 유턴하는 데 약 10마일(약 17㎞)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현재 전혀 무역을 하고 있지 않다. 그들의 경제는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아 크게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 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1조 달러(약 1380조원)라면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1조 달러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카니 총리의 첫 회담은 예상보다 우호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담이 열리기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니 총리의 전임자인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를 적대했던 것처럼 카니 총리를 모질게 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니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기 직전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의 새 총리인 마크 카니를 만나기를 고대한다. 나는 그와 일하기를 매우 많이 원한다"면서도 “한 가지 단순한 진실, 왜 미국이 캐나다에 연간 2천억달러를 보조하고, 게다가 무상으로 군사적 보호와 다른 많은 것들을 제공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좋은 회담을 가졌고 긴장은 없었다"며 “우리는 각자의 국민에게 옳은 일을 하기를 원하며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니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카니 총리도 “향후 무역 및 안보 협상을 위한 좋은 발판이 이번 회담을 통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관세, 캐나다의 미국 편입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신경전이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를 철회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이날 카니 총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해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또 기자들이 '캐나다의 미국 51번째 주 편입'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절대 안 된다는 말을 절대하면 안 된다"고 했고, 이에 카니 총리는 다시 “캐나다인들의 시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