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8일 오후 SKT 유심정보 해킹 사고 관련 단독 청문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관련 청문회에 불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8일 오후 2시 열린 SKT 유심정보 해킹 사고 단독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불출석을 결정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달 30일 열린 청문회에서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그는 청문회 이틀 전인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준비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사실상 불허 의사를 밝혔다.
이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 제5조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할 수 있단 게 과방위 측 설명이다. 최 회장은 최소 지난 5일까지 과방위에 사유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기한을 도과했다는 것이다.
관련 법률을 살펴보면, 출석요구서를 송달받은 증인은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의장 또는 위원장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을 경우, 위원회는 제15조에 따라 증인·참고인 등을 고발할 수 있다. 청문회의 경우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에 따라 그 위원의 이름으로 고발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양당 간사인 김현(더불어민주당)·최형두(국민의힘) 간사와 협의해 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불출석에 대한 과방위원들의 지적도 적잖았다.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책임 있는 답변을 듣고자 최 회장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출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어떤 회의나 행사가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고보다 중요한 회의나 행사가 어디 있는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보여준 모습만으로 이용자들이 과연 그룹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회장은 청문회 전날인 지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에서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큰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며 “고객뿐 아니라 언론, 국회, 정부기관의 질책은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며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대국민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