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연합)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 대한 관세율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올 연말까지 30% 수준에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4~15일 아시아·유럽·미국계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투자자 등 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향후 6개월 뒤 대중 관세율 전망치(중간값)이 30%로 나타났다.
고율 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더라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다시 끌어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22명 중 7명은 6개월 뒤 관세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고 6명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봤다. 전망치 최곳값은 65%, 최젓값은 10%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과를 두고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가 빠른 속도로 철회될 기대감이 낮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은 90일간 서로에게 부과했던 관세를 115%포인트 낮추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대중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했다.
대중 관세 인하폭은 시장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됐지만 대중 관세율 30%는 중단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의 대미 수출을 70% 가량 없앨 수 있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산했다.
DNB은행의 켈리 첸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 합의가 피상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잠재적 협상 마감 시한인 내년 미국 중간선거 전에 미중 간에 상대적 입장을 충분히 바꿀 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최종 무역 합의에 도달했을 때 대중국 관세율 전망치(중간값)는 20%로 집계됐다. 전망치 최곳값은 60%, 최젓값은 3%였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부과된 대중국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때 매겨진 대중국 관세율은 평균 12%로 추산됐다.
응답자들은 또 올해 글로벌 경제와 증시의 최대 변수를 미국의 대중국 관세로 꼽았으며 중국 자산이 연말까지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 연말 중국 역내위원/달러 환율 전망치(중간값)가 달러당 7.2위안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 정부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다.
애버딘투자의 로버트 길훌리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관련 호재는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정도를 낮춰 환율 상방을 제한할 것"이라면서도 “관세 타격이 드러나고 경기가 둔화하면서 중국 당국이 결국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중 관세가 50% 수준에 정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행보를 감안하면 관세율 전망이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EFG자산운용의 샘 조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1기를 봤을 때 우리는 아직도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시 않았고, 합의가 유지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며 “미국의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