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 논문 발표
유전자 발현 정보 통해 '바이오마커' 개발 가능성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http://www.ekn.kr/mnt/file_m/202505/news-p.v1.20250518.5910630ba94d48f2a904da4944a98cc5_P2.jpg)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감퇴와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진행될수록 뇌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생기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연구팀(순천향대 서울병원 한상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편정민 교수·황지윤 연구원·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박탐이나 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밀접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규명하고, 혈액 검사 기반의 조기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알츠하이머병협회 공식 학술지(Alzheimer's & Dementia)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여부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등록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523명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RNA 시퀀싱을 통해 유전자 발현 양상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그 결과, 65세 이전 조기 발병 환자에서는 18개, 65세 이후 후기 발병 환자에서는 88개의 유전자가 정상인과 다른 양상으로 발현되는 점을 규명했다. 특히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SMOX, PLVAP 라는 유전자의 활성도가 크게 감소했는데, 이들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과의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후기 발병군에서 △뇌세포 에너지 조절(AMPK 신호전달경로) △손상된 단백질 제거(유비퀴틴 매개 단백질 분해) △세포 내 청소 작용(미토파지) 등과 관련된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기전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생물학적 단서다.
박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 기반 유전자 발현 정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연관된 생물학적 경로를 규명하고, 조기 진단 및 치료 타깃 발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