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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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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 여파 계속…미 10년물 국채금리 5% 다시 찍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1 12:03
USA-RATINGS/MOODY'S

▲(사진=로이터/연합)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정부의 부채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채시장에선 장기채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 정부의 국가부채를 우려로 국채수익률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국채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자 투자자들의 미 국채 재평가와 이에 따른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붙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규모가 가장 크게 급증한 포지션 중 하나는 10년물 국채금리가 몇 주 이내 5%까지 오를 것이란 방향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481%에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5%선을 넘어선 적은 2023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국채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투기세력들은 무디스의 강등 결정 이전부터 국채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13일까지 일주일 동안 10년물 국채 선물에 대한 롱포지션 21만7000 계약을 처분했다. 10년물 국채 가격이 오르고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베팅을 줄였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헤지펀드들은 10년물 국채 선물 13만9000 계약 어치의 숏커버링(공매도 후 청산을 위한 매입)에 나섰다.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베팅을 빠르게 처분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 배리, 제이슨 헌트 등 전략가들은 “(국채) 수요 환경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무역 및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보다 더 빠르게 급등하는 방향으로 리스크가 치우쳐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노트를 통해 미국 국가등급 강등이 국채 매도를 촉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부채에 대한 장기적인 심리가 악화될 수 있어 미 국채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스티프닝'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티프닝은 장기채 금리가 단기보다 더 많이 올라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헤지펀드 가르다 캐피탈 파트너스의 팀 매그너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한 반응은 채권 시장이 결정한다"며 “(10년물 국채금리) 5%가 상한선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홍콩 연기금이 미국 국채를 강제로 매도해야 할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법정 퇴직연금인 강제성공적기금(MPF)은 미 국채가 공인된 신용평가사로부터 'AAA' 또는 그와 동등한 등급을 받을 때만 미 국채를 10% 넘게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무디스의 강등으로 미 국채에 최고 등급을 부여한 신평사는 일본의 R&I만 남았다. R&I는 지난 2월 미국에 부여한 'AAA' 등급 강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려은 이날 직접 의회를 찾아 감세와 국경 강화 예산 등이 포괄적으로 들어간 이른바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메가 법안)에 대한 처리를 촉구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가 담긴 이 법안은 지난 18일 1차 관문인 하원 예산위에서 우여곡절 끝에 처리가 됐으며 운영위 및 본회의 처리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설득에 나서면서 향후 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10년 동안 미국 국가부채가 3조∼5조 달러(약 4196조~6993조 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36조2억 달러(약 5경1223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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