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티이미지뱅크.
침체됐던 국내 공모주 시장이 5월 들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신규 상장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따블'(공모가 대비 두 배 상승)을 기록하는가 하면, 상장 당일 큰 폭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일반기업 8곳(스팩·리츠 제외)의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93.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상장한 3개 기업(에이유브랜즈·한국피아이엠·쎄크)의 평균 수익률(15.9%)과 비교해 6배에 가까운 수치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수익률은 △원일티엔아이(+165.9%) △나우로보틱스(+126.5%) △이뮨온시아(+108.3%) △바이오비쥬(+102.0%) △인투셀(+95.3%) △오가노이드사이언스(+95.0%) △달바글로벌(+66.1%) △로킷헬스케어(+34.0%) 순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4개 종목이 공모가의 두 배 수준으로 마감하며 '따블'을 기록했다.
이 같은 열기는 오는 7월부터 IPO 시장에 도입될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비율 확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벌어진 일종의 '막차 수요'가 배경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고도 상장 당일 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제도 시행 이후엔 최소 15일~3개월간 보유 의무가 생겨 단기 차익 실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은 일부 종목에 단기 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몰리며 과열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부터 의무보유확약 제도 강화가 예고된 가운데 규제 시행 전 공모주를 선점하려는 기관의 수요가 일부 감지된다"며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소형 공모 규모의 신규 상장 종목들로 전반적인 수요예측 분위기와 상장일 주가 흐름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7월 규제 시행 이전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수요도 이어지며 시장 분위기의 하락 반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공모주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을 철회한 반면, 성장성이 부각된 일부 중소형 종목은 높은 경쟁률과 함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우로보틱스는 수요예측에서 13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13.59%였다. 바이오비쥬 역시 11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전체 물량의 약 12.5%가 일정 기간 이상 보유 조건으로 배정됐다.
이달 말과 6월에도 IPO 일정은 이어진다. 이달 27~28일에는 3D 프린터 제조업체 링크솔루션이, 29~30일에는 임상 유전체 분석 기업 GC지놈이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내달 2일에는 구리·철 바이메탈 와이어 제조기업 키스트론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이 밖에 SK하이닉스 협력사로 주목받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 싸이닉솔루션, 초박형 강화유리 전문기업 도우인시스도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 확정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