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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부산 이전 논란, ‘행정수도 vs 균형발전’ 충돌의 신호탄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6 14:56

‘지역 맞춤형 기능 분산’과 ‘세종 중심 행정수도 구상’, 정책적 분기점 작용

강준현 “공론화 필요성 재차 강조…본부는 세종에 유지”

최민호 “행정수도 완성 원칙과 정면 배치”

해수부

▲▲해양수산부. 사진=연합뉴스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이재명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에 해양수산부(해수부)의 부산 이전 가능성이 포함되면서 세종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이 논란은 단순한 부처 이전을 넘어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두 국가 비전의 충돌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해수부 이전 논의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맞춤형 기능 분산'과 문재인 정부부터 이어온 '세종 중심 행정수도 구상' 간의 정책적 분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시당위원장)은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이제 막 출범했고, 향후 60일 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정책적 판단 이전에 지역주의적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해수부 본부를 세종에 두고 실무 집행 기능을 부산으로 이원화하는 '전담 조직 신설'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앞서 최민호 세종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수부 이전은 행정수도 완성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부처 간 협업과 국정 효율성을 위해 해수부는 세종에 잔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 역시 “해수부를 이전하는 것이 지역 이기주의라는 건 사실 왜곡"이라며 “오히려 효율성과 시너지 측면에서 세종 잔류가 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북극항로 개척 및 북핵 위협 대응과 관련된 해수부의 전략 기능을 언급하며 세종 잔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 논란은 세종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세종시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해수부는 세종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역 시민단체들 역시 “행정 비효율 조장", “세종시 상권 타격" 등을 이유로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준현 의원은 “세종시 공실 문제는 해수부와 무관하다"며, 해수부 이전과 도시경제를 직접 연결 짓는 시각은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해수부보다 더 중요한 건 행정수도 완성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법(행복도시법) 제6조는 외교·통일·국방·여성가족·법무부 등 일부 부처의 서울 잔류를 명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 조항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이전이 가능한 부처로 분류된다.


그러나 세종시 소재 부처는 '원칙적 유지'가 국정운영의 기조였던 만큼, 이를 변경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행정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책 결정이 국회 논의와 예산 심사, 공청회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후에너지부의 전남 신설 요구 등과 맞물려, 향후 부처 이원화 또는 분산 배치가 전방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준현 의원은 “기후에너지부 같은 정책적 신설 부처야말로 오히려 세종에 설치돼야 한다"며, '분산'보다는 '집적'의 논리를 강조했다.


정부 조직개편은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향후 국회 논의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가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고 있어 개편안은 과거 박근혜 정부 수준의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종시와 행정수도 완성을 지지하는 여론과 정치권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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