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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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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팔고 ETF·국채 담는다”…서학개미, 수급 전략 선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6 13:24

테슬라·엔비디아 팔고 TSLL·SOXL 레버리지 ETF로
환차손·정책 불확실성에 美국채로…‘5% 확정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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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팔면서도 관련 레버리지 ETF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머스크 리스크, 환율 부담 등으로 직접투자에는 조심스러워진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쪽으로 전략적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15억1051만달러 매수, 15억2048만달러 매도해 약 1000만달러 규모 순매도했다.


올해 초 400달러 선을 넘나들던 테슬라는 4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충격으로 200달러 선까지 급락한 뒤 6월 들어 300달러를 회복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반등에 베팅하기보다는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충돌 이슈 등 정치적 리스크도 매도세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테슬라 등 개별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ETF는 매수세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셰어즈(TSLL)를 14억1789만달러 매수, 9억5330만달러 매도해 4억6459만달러를 순매수했다. 특히 테슬라가 급락한 6일 하루 동안에만 1억8681만달러를 사들여, 해당일 해외 모든 종목 중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 투자는 줄이면서도 ETF를 통한 반등 베팅은 유지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주 전반에서도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NVIDIA)는 6억4686만달러 매도, 4억3632만달러 매수로 2억1000만달러가량 순매도됐고, 팔란티어, IONQ, TempusAI 등 AI·반도체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도 우위를 보이며, 개별 종목 중심의 차익 실현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부 ETF에는 자금 유입이 뚜렷하다.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TSLL 외에도 대형주 대표 ETF인 SPY, 기술주 중심 ETF인 QQQ SRS1 ETF 등이 각각 1억~2억달러 이상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iShares Short Treasury Bond ETF와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에는 각각 약 3900만달러, 5100만달러가 유입되며, 고수익 레버리지 상품과 함께 단기 확정 수익을 노리는 이중 전략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수급 전환에는 환율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초 1470.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이날 오후 12시 기준 1363원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익이 줄어들거나 환차손이 발생한 투자자들이 수익률 방어를 위해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차익 실현 이후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로 매수세는 강하다. 서학개미들은 5월 한 달간 미국 국채를 21억7600만달러 매수, 6억5000만달러 매도해 총 15억26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4월 순매수 규모(12억3200만달러)보다 약 24% 늘어난 수치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재정적자 확대 등 우려에도 국채 금리가 연 5%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고금리 확정 수익에 대한 매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달러 고평가를 해소하려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또 재정 부담과 국채 발행 증가로 금리 하락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어, 현 시점은 고금리 확정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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