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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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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깊어지는 자본잠식 늪…지원사격·자구책 효과 의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0 08:47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 40.6%
전분기비 12.4%p 하락

영업익·당기손익 하락세 지속
완전자본잠식 탈출 난항

KDB생명

▲KDB생명보험.

국책금융기관의 '수혈'에도 불구하고 KDB생명을 둘러싼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인구구조 변화·저성장을 비롯한 비우호적 환경에 노출된 가운데 자체적인 고충이 겹친 탓이다.


2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KDB생명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163.9%로 전분기말 대비 5.7%포인트(p) 올랐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권장하는 비율을 웃돌고 있다.


KDB생명이 “(자본잠식 상태가) 보험금 지급 여력이나 현금 유동성 부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KDB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산은이 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는 것도 KDB생명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KDB생명의 경과조치 전 기준 킥스 비율은 40.6%에 머물렀다. 경과조치에 의한 차이가 123%p에 달한 셈이다. 이는 생보업계 전체(18.5%p), 경과조치를 적용한 기업 평균(81.2%p) 보다 훨씬 큰 폭의 격차다.


자본 감소와 부채 증가가 함께 진행되면서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이 전분기말 대비 12.4%p 가까이 하락하는 등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2022년말 2조4000억원을 넘었던 자본총계는 2023년말 3855억원, 지난해말 613억원에 이어 올 1분기 -1348억원으로 나빠지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5조7184억원에서 17조1489억원으로 불어났다.


금리인하 등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 급락이 자본 감소를 야기한 주범으로 꼽힌다. 2022년말 1조50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말 -1조1609억원에 이어 올 1분기말 -1조3554억원으로 악화됐다.


경영지표 개선 등을 위해 변액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 상품을 꾸준히 판매했던 것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부채의 현재가치가 불어나는 것을 막기 힘든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는 의미다.


최근 다수의 보험사들이 투자손익으로 재미를 본 것과 달리 소폭의 흑자 또는 적자를 시현하는 가운데 올 1분기 보험영업비용이 수익을 넘어서는 등 현금흐름 개선도 쉽지 않다. 실제로 2022년 1000억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468억원·지난해 392억원, 당기순손익도 813억원에서 239억원·204억원으로 줄었다. 올 1분기에는 각각 58억원·27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본업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iM라이프와 한화손해보험 등에서 재무 노하우를 축적한 정진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한 것도 이같은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KDB생명은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에 데이케어센터 1호점을 개소하는 등 신성장동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이다.


요양사업은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가 잇따라 참전할 정도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우리금융지주도 보험사 편입을 계기로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KDB생명도 보험과 요양서비스를 결합해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요양전문업체 나우케어컴퍼니와 손잡고 상품 설계·판매와 요양상담이 모두 가능한 인재를 양성 중이다.


다만 요양사업이 과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외형 성장을 위해 부동산과 인공지능(AI) 키오스크를 비롯한 설비 매입을 늘리면 회수 기간도 길어진다는 논리다. 수요와 땅값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는 만큼 '원가 절감'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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