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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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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XC90, 1억원 미만 ‘합리적 스웨디시 SUV’플래그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1 00:01

스냅드래곤 기반 인포테인먼트·OTA 포함 ‘디지털 경험’ 강화
에어서스펜션·B&W 오디오 등 럭셔리 SUV의 완성도 돋보여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이 한 번 더 진화했다.


이전세대의 미학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정제된 디자인, 탑승자를 배려한 실내 구성, 그리고 에어 서스펜션이 선사하는 고급스러운 승차감까지 XC90은 이제 1억원 이하에서도 '진짜 플래그십 SUV란 이런 것이다'라는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지난 9일 볼보코리아는 신형 XC90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은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DDP)부터 영종도 카페까지 왕복 150km 코스로 진행됐다. 꽉 막힌 서울 중심부부터 시원한 영종대교까지 다양한 도로를 경험하며 차량의 성능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고급스럽지만 과하지 않은 절제미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이번에 시승한 XC90은 B6 AWD 울트라 브라이트 트림으로, 크롬 디테일이 돋보이는 브라이트 테마를 적용해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인상을 자아낸다.


새롭게 적용된 사선형 메시 그릴과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그리고 잠금·해제 시 애니메이션처럼 연출되는 웰컴 라이트 시퀀스는 단순한 SUV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디자인 요소다.




전장 4955mm, 휠베이스 2984mm의 넉넉한 차체는 어떤 각도에서 봐도 볼보가 지향하는 '안전과 품격'을 동시에 품고 있다. 21인치 다이아컷 휠은 고급스러운 조형미와 함께 주행 안정성까지 고려한 세팅이다.


리빙룸에서 운전하는 듯한 아늑함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스칸디나비아 리빙룸을 연상케 하는 소재와 구성, 정숙성이 먼저 인상 깊다. 수평형 대시보드에는 재활용 텍스타일과 천연 우드 데코가 조화롭게 배치돼 있으며, 밤에는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고급감을 더한다. 특히 시승차에 적용된 카다멈 나파 가죽 시트는 우아한 톤과 착좌감을 모두 만족시킨다.


센터패시아에는 세로형 11.2인치 독립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에는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반짝인다. 2열과 3열 공간도 넉넉해 7인승으로 활용할 때에도 불편함이 없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3열 폴딩 시 약 980L, 2열까지 모두 접을 경우 1950L로, 패밀리카로서의 실용성도 충분하다.


다만, 3열은 매우 비좁았다. 웬만한 성인 남성은 타지 못할 사이즈로 어린 아이들이 타는 용도로만 사용 가능할 듯 했다.


안락함과 안정감이 조화된 주행감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XC90 B6 트림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수치는 평이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중저속 구간에서의 토크 전달이 인상적이며, 8단 자동변속기와 AWD 시스템의 조합이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은 XC90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며, 고속 주행 시에는 차고를 낮춰 안정성을 높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6.7초면 충분하다.


디지털 경험과 오디오, 모두 '플래그십급'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90. 스피커 사진=이찬우 기자

이번 모델의 변화 중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바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기존 인텔칩 기반에서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로 변경되면서 반응 속도와 안정성이 대폭 개선됐다.


티맵 오토, 누구 오토,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등 국산 플랫폼과의 완성도 높은 연동도 돋보인다. 안드로이드 기반 UI는 직관적이고, OTA 무선 업데이트는 무려 15년간 무상으로 지원된다.


사운드 시스템은 Bowers & Wilkins 프리미엄 오디오가 탑재돼 1,400W, 19개 스피커로 실내를 채운다.


특히 대시보드 중앙의 트위터, 루프 스피커, 서브우퍼까지 갖춘 음향은 탑승객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다만 고음 출력 시 간헐적으로 '삑' 하고 튀는 음색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차차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1억 플래그십'의 문턱을 낮추다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볼보 XC90. 사진=이찬우 기자

XC90 B6 AWD 울트라 브라이트 트림의 가격은 9000만원대로. 이전 세대 대비 외관은 더욱 단정해졌고, 실내는 세심한 배려와 고급감으로 가득 차 있다. 주행 성능은 안락함에 집중됐지만, 도심과 장거리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스칸디나비아식 럭셔리를 체감하고 싶다면, XC90은 더 이상 고심할 필요 없는 '합리적 플래그십 SUV'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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