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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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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게이트’ 줄줄이 엮이는 금융권…특검 칼날, 다음 타깃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3 17:14

신한은행-경남스틸 검찰 조사
IMS모빌리티 투자 추궁할 듯

KB캐피탈, 전략적 투자자로
IMS모빌리티에 20억 투자

일각선 연말 인사시즌 앞두고
“현 정부 인사 불개입” 기대감도

민중기 특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기업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금융권도 좌불안석이다. 사진은 민중기 특별검사(왼쪽), 김건희 여사.

다수의 금융사들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를 비롯해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들에 연루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IMS모빌리티 투자 건으로 신한은행이 특검 조사를 받은 데 이어 KB금융지주 자회사인 KB캐피탈도 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 여사 측이 2023년 금융지주 회장 인사에도 관여한 정황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좌절된 사실과 맞닿아 있어 향후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전 정부와 달리 금융권의 인사 자율성을 존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신한은행 부행장, 특검 조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현 신한투자증권 CIB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은 정 부행장과 함께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도 소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주 1차 소환 조사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이번주 2차 소환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이달 1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 중 윤 전 사장과 김 전 회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21일 조사를 받았다. 조현상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조사가 불발됐다.


특검 사무실 향하는 '김건희 집사'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 부인 정 모씨가 2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임원으로 있던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에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예성 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를 토대로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부정하게 투자받았다는 것이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이다.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사모펀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18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증권금융(50억원), 카카오모빌리티(30억원), HS효성(35억원), 신한은행(30억원), 키움증권(10억원)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KB캐피탈도 IMS모빌리티 투자

이들 회사 외에도 같은 해 9월 KB캐피탈도 전략적 투자자로 IMS모빌리티에 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KB캐피탈이 IMS모빌리티에 투자할 당시 대표이사를 지낸 A 대표가 올해 초 도이치파이낸셜 대표로 이동한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이들 기업이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것이 이른바 보험성 혹은 대가성 투자인지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은 2023년 B금융그룹과 C금융그룹 회장 인선 당시 대통령실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모두 IMS모빌리티 투자 건이 정상적인 투자 활동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KB캐피탈의 경우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키우는 과정에서 자동차매매업 라이선스를 보완하고자 IMS모빌리티와 탁송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IMS모빌리티와 계약 체결 전에는 라이선스가 없어 KB차차차 인증 중고차에 한해서만 홈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는데, IMS모빌리티와 계약을 맺은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홈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A 전 KB캐피탈 대표는 디지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KB차차차 플랫폼을 고도화한 점을 인정받아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2023년 상여금 7억3200만원을 포함해 총 보수 14억3400만원을 수령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김 여사 수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그룹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나아가 2023년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교체된 배경에는 정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던 만큼 이번 수사를 계기로 현 정부에서는 '금융그룹 인사 불개입 기조'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조를 보면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비정상'을 정상화 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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