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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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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뭉쳐 차주 부담↓...신한지주式 상생 방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7 05:36

저축은행 신용대출 신한은행으로 대환
차주 금융비용 절감, 신용도 개선 혜택

신한銀-제주은행-신한저축은행
별도 절차 없이 ‘대출금리 감면’

‘상생’으로 그룹 계열사 시너지
고객 위해 이자수익 타격 감수

신한금융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은행,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이자감면, 금리 인하 등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지금까지는 금융권의 '상생금융'이 고객 관점이 아닌 금융사 주도로 이뤄졌다면, 신한지주의 상생금융은 차주들이 즉각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금융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의 영역을 상생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가 계열사를 통해 시행 중인 상생금융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작년 9월부터 신한저축은행을 거래 중인 중신용 고객들의 개인 신용대출을 신한은행 대출로 전환해 준다. 차주 입장에서는 거래 은행을 저축은행에서 은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신용도가 개선되는 등의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7월 25일 기준 해당 프로그램의 취급금액은 누적 122억원, 누적건수 701건에 달한다. 통상 저축은행 신용대출 한도가 시중은행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취급금액과 건수 모두 고무적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여기에 저축은행 고객들이 신한은행으로 대환함에 따라 누적 평균금리는 4.93%포인트(p) 낮아졌고, 12억원이 넘는 이자감면 혜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그룹 계열사 간에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금지됐기 때문에 신한저축은행 직원들은 대상 고객들에게 직접 연락하는 방식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 직원들이 우량 고객 이탈을 감수하면서도 고객들에게 대환 프로젝트를 열심히 알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신한저축은행은 대환 프로그램 연간 목표를 기존 13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420명의 추가 수혜고객이 약 7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 상생금융 프로젝트

▲신한금융그룹 상생금융 프로젝트 주요 내용 및 특징.

신한은행,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이 운영 중인 '대출 금리인하 프로그램'은 별도의 신청 없이도 대출금리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10% 이상 금리가 적용되는 가계대출 보유 고객의 금리를 만기까지 최대 1년간 한 자릿수로 인하한다. 7월부터 연말까지 신규로 취급되는 모든 새희망홀씨대출(서민 신용대출)은 산출된 금리에서 전부 1%포인트 인하한다.




제주은행은 제주신용보증재단 보증부대출 장기연체고객의 보증기관 대위변제 후 잔존 미수이자 약 2억원을 감면한다. 7월 말 기준 연 10% 이상인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1년간 한 자릿수로 인하하고, 신규로 실행될 새희망홀씨대출 금리도 산출금리 대비 1%포인트 낮춰서 적용한다. 그룹 내부적으로 제주은행 대출 이용 고객 가운데 금리 10%를 초과하는 고객의 평균 금리는 약 10.6%로 추산했다. 제주은행은 이를 평균 0.8%포인트 감면할 예정이다.


신한저축은행은 원금 대위변제 또는 법적절차 진행으로 원금 변제가 완료된 장기연체 고객 약 8000명의 잔존 미수이자 약 40억원 전액을 감면한다. 7월 말 기준 15%를 초과하는 허그론 이용고객 4800명, 대출금 350억원의 금리를 향후 1년간 15%로 일괄 인하한다. 신한저축은행 허그론 이용고객 가운데 금리 15%를 넘어서는 고객의 평균 금리는 약 16.5%다. 신한저축은행은 해당 금리를 평균 1.5%포인트 감면한다.


금융지주가 이러한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금융지주라고 해도 각 계열사 간에 이해관계가 다를뿐더러 그룹 입장에서는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것만으로도 이자수익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한금융의 사례는 계열사 시너지의 범위를 상생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가 상생금융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직원들이 고객 이탈, 개인성과 등을 우려해 미온적인 태도로 임하면 그 취지 역시 퇴색된다"며 “고객들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자동으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게 최고의 상생 아니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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