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2월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오픈AI와의 협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카카오가 플랫폼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실적 하락세를 끊고 매출·영업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283억원·영업익 1859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 39% 증가한 수치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당초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2분기 실적 부진을 유력하게 점쳤으나, 이같은 예측을 완전히 뒤집었다. 카카오의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매출 1조9489억원·영업익 1254억원)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 성장을 견인한 건 플랫폼이었다. 전체 매출은 1년 전보다 10% 늘어난 1조55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으로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 매출이 5421억원으로 7% 성장했다. 특히 비즈니스 메시지 상품 매출이 16% 오르며 광고 매출을 견인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퀵서비스 등 사업이 확대되고, 카카오페이의 금융·플랫폼 서비스가 고성장하면서 플랫폼 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4348억원을 거뒀다.
커머스 부문 매출 역시 선물하기·톡딜 성장에 힘입어 2212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2분기 통합 거래액 2조5000억원을 달성한 게 주효했다. 특히 선물하기를 통한 자기구매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반면 콘텐츠 부문 매출은 97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게임 매출은 감소했으나, 미디어 매출이 942억원으로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뮤직 5175억원 △스토리 2187억원으로 각각 1%씩 늘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그동안 이어져 온 톡비즈의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계열사의 가시적 사업 성과가 동반되면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며 “지난해부터 지속 추진해온 전사적 비용 최적화의 결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영업익도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사업으로 낙점한 카카오톡·인공지능(AI) 기술 중심 사업구조 재편 전략이 주효했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9월 카카오톡 서비스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현재 5개 탭 전반에 걸쳐 기능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 1분기 콘퍼런스 콜 당시 밝혔던 '발견 영역'을 도입해 채널을 다변화한다.
콘텐츠 서비스·소셜 기능 강화를 통해 메신저뿐 아니라 숏폼(짧은 동영상)과 같은 일상 콘텐츠도 즐길 수 있는 '슈퍼앱'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이다. 궁극적으로는 이용자 체류 시간과 창작자 생태계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달 열릴 예정인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공개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숏폼 서비스 탭에 대해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쉽게 생산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카카오 독점 콘텐츠나 그룹사 역량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서비스 영역도 본격 확장한다. 지난 5월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AI 메이트 '카나나'를 비롯한 주요 AI 서비스를 올 연말까지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오픈AI 공동 개발 상품은 챗GPT 이용자 경험 위에 카카오톡이 보유한 자산과 국내 이용자 이해도를 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출시 일정이 임박한 만큼 속도감 있게 준비하고 있으며, 3분기 실적발표(11월) 전 직접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카카오톡 안에 접목되는 AI 서비스의 경우, 별도의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에서 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온디바이스' 형태로 준비 중이다.
카카오톡 탭에서 이용자 의도에 맞춰 상품·숏폼·후속 조치 등을 추천한다는 설명으로 미뤄 초개인화 사용 경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는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카카오톡 안에서 모두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