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인사 청문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이재명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56)가 14일 “경제적 강자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고, 누구나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께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로 첫 출근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협력하는 시장 생태계가 없으면 경제 재도약과 지속 발전이 불가능하다. 기업 간 거래에서 공정성이 확보돼야 혁신의 성과가 약자에게도 돌아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입법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법과 관련해선 “주권국가라면 주권적 의사결정을 국민에게 묻고 해야겠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패권국가(미국)와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독자의 온라인플랫폼법이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이슈가 있는 만큼 협상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역협상 이후 그 결과에 맞춰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입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며 “현행법 체계에서 공정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를 막고, 약자의 협상력을 높이는 시장 질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공정위 인력 확충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추진을 시사했다. 주 후보자는 “경제 규모에 걸맞게 조직 역량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며 “조직의 투명성과 의사결정 합리성을 극대화하는 체계를 만들고, 경제분석과 데이터 생산·분석 역량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후보자는 이와 함께 “소수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선진국이 된 사례가 없다. 혈연·지연·학연 등 정실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면서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중요한 직책 후보자가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건전하고 상생하는 시장 질서의 토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69년 전북 정읍 출생인 주 후보자는 서울 문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캔자스대 조교수를 거쳐 2010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응용경제학회 회장,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서울대 분배정의연구센터를 설립해 소득 분배와 공정성 연구를 이어왔다.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2021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정책자문단 '세상을 바꾸는 정치'(세바정) 경제2분과위원장을 맡았고, 대선 캠프 경제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공정경제 정책 설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