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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70조원 규모 보잉기·GE 엔진 구매 MOU…한미정상회담 대미 투자 동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6 08:03

보잉 항공기 10대 도입, GE에어로 엔진·정비서비스 협력
항공기 공급망 해소·아시아나와 통합 기단 재편 전략 차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한미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 경영자,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한진그룹 제공

대한항공이 약 7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항공기·엔진 도입과 서비스 투자를 공식화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항공기 공급망 불안과, 2027년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둔 기단 재편 전략을 반영한 선제적 결정이다. 자칫 글로벌 항공기 공급 지연에 따라 타이밍을 놓칠 경우, 성장 전략 전반에 심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다.


25일(현지시간) 대한항공은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보잉 항공기 103대 도입 양해 각서(MOU)와 GE에어로스페이스·CFM 예비 엔진·엔진 정비 서비스 MOU가 각각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CEO 등 양사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에 조 회장이 경제 사절단원 자격으로 간 것과 관련이 있어 대미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 등 총 103대의 고효율 차세대 항공기를 약 362억달러(한화 약 50조5000억원 상당) 규모로 구매한다. 도입은 2030년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통합 이후 장기 성장과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할 핵심 투자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으로부터 별도의 예비 엔진 19대를 도입한다. 구체적으로 GE9X 5대, GENx-1B 5대, LEAP-1B 8대 등 총 6억9000만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단행되며, 아울러 130억달러(18조2000억원) 규모의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도 맺는다. GE에어로스페이스가 20년간 대한항공 항공기 28대를 대상으로 제공할 서비스다.




대한항공의 신규 기업 이미지(CI)와 이를 적용한 787-10(HL8515) 여객기.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의 신규 기업 이미지(CI)와 이를 적용한 787-10(HL8515) 여객기. 사진=박규빈 기자

이로써 대한항공의 장기 기단은 보잉 777·787·737과 에어버스 A350·A321neo 등 5가지 고효율 신기재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이는 공급 안정성 확보와 기단 단순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연료 효율성 제고와 탄소 배출 저감, 고객 만족 극대화 등 항공사의 기술 경쟁력을 전방위로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대한항공의 이번 선제적 투자 전략은 단순한 사업 확장에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이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해 항공기 주문 시점을 앞다투어 앞당기는 현상에 적극 편승한다는 점에서 시장 환경을 선도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한항공은 2027년 초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마치고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기단 재정비 과정에 있는 만큼 기존 기종의 송출과 신기재 도입을 병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의 전략적 항공 산업 협력도 더 강해진다. 대한항공은 이미 보잉·GE·프랫앤휘트니·해밀턴선드스트랜드·허니웰 등 미국 주요 항공 산업계와 다양한 방식의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1971년 첫 미국행 화물 노선과 1972년 첫 여객 노선 개설에 이어 최근에는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V) 등으로 양국 소비자 편의를 확대해 왔다.


조원태 회장은 “선제적인 대규모 항공기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 간의 상호 호혜적 협력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투자로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 기단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미 항공 산업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항공기 투자는 항공사 성장과 수익성에 필수적이다. 공급망 이슈로 요구되는 시점에 항공기를 도입하지 못하면 사업 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대한항공은 그러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통합항공사 체제 주도권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 행보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이번 대규모 투자로 대한항공은 국적 대표 항공사로서 여객·화물 운송 메가 캐리어 입지를 확고히 하고, 한미 항공 산업 협력과 우호 관계 증진의 주춧돌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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