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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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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수주”…‘한화오션·HD현대重 원팀’, ‘60조원’ 加 잠수함 사업서 獨 TKMS와 진검승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6 20:09

유럽 전통 방산업체들과 겨뤄 2배수 압축 결선 진출
빠른 납기·현지화 전략·유지 및 보수 등 역량 총동원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배치(Batch)-2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배치(Batch)-2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조달 사업(CPSP)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함께 최종 결선에 올랐다. 한국 조선 방산업계가 해외 유수 방산 강자들을 제치고 캐나다 해군의 '빅딜'에서 막판 승부를 벌이게 되면서, 'K-해양방산'의 세계 시장 확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방위사업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캐나다 해군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됐다. 캐나다 정부는 빅토리아급(2400t급) 디젤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총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업 금액은 획득 계약 비용만 140억 달러(한화 약 20조원), 유지·운영비까지 합치면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경쟁에는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주요 방산업체들이 대거 도전했으나, 최종 결선에는 한국의 한화오션 컨소시엄과 독일 TKMS만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에 3600t급 '장보고-Ⅲ 배치Ⅱ'잠수함을 제안했다. 이 잠수함은 공기 불요 추진 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수중에서 3주 이상 작전이 가능하며, 최대 항속 거리가 약 7000해리(약 1만2900㎞)에 달해 태평양·대서양·북극해까지 아우르는 캐나다의 광대한 작전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또한 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비대칭 전력 투사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기존 9년이 소요되는 잠수함 건조·납품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캐나다 내 운용·유지·정비(ISS)센터 설립 계획, 현지 기업 협력 등을 기반으로 신속한 납기와 장기적인 군수지원 능력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국 밥콕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캐나다 방산기술 대표기업인 CAE·블랙베리·L3 해리스 MAPPS 등과도 협력 MOU를 체결해 현지화 전략을 다져왔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업계 '양강'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별도로 경쟁하지 않고 '원팀'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호주 신형 호위함 사업에서 두 회사가 각각 참여했다가 모두 고배를 마신 뒤 방사청 중재 아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을 결정한 결과다. 합의에 따라 한화오션이 잠수함 사업을 주관하고, HD현대중공업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다. 방사청은 지난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3차 한-캐나다 방산군수공동위원회'에서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으며, 대통령 특사단 역시 캐나다를 방문해 잠수함 사업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캐나다와의 방산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CPSP 사업은 양국의 경제·산업·해군 협력을 동시에 심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PSP 최종 사업자는 이르면 내년에 결정되며, 정식 계약은 2028년께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조기 계약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일 방산 수출계약으로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해외사업단장(부사장)은 “이번 숏리스트 진입은 국방부·방사청·해군·국회의 지원 속에 원팀으로 달성한 성과"라며 “원팀 전략과 현지화 노력을 통해 반드시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곧 사업을 앞둔 최대 8조원 규모의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등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국가들의 잠수함 도입 경쟁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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