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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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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손보사 보험손익, 1년 만에 2.4조 급락…제3보험 역할 더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8 15:06

수입보험료 8.0% 상승했으나 수익성 하락

손실부담비용 증가·손해율 상승 등 영향

보험손익

▲생명·손해보험사 보험손익(단위 : 억원)

보험사들이 우려했던 업황 부진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업권을 막론하고 기업들은 본업 경쟁력 반등의 키포인트로 제3보험을 점찍은 모양새다. 경쟁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사 53곳의 당기순이익은 7조9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121억원(15.0%) 하락했다. 투자손익이 6643억원 증가했으나, 보험손익이 2조원 넘게 급감한 탓이다.


업권별로 보면 생보사 22곳의 보험손익(2조6134억원)은 12.8%, 손보사 31곳은 3조7951억원으로 34.3% 감소했다.


수입보험료가 124조3823억원으로 9조2547억원(8.0%) 불어났음에도 수익성이 낮아진 원인으로는 손실부담비용 증가(생보업계), 손해율 상승(손보업계)이 지목됐다.


손실부담비용은 보험계약에서 예상과 다르게 추가로 생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종신보험과 저축성보험의 사업비·책임준비금 부담이 커지면서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1~6월 6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의 손해율이 82.7%로 2.9%포인트(p) 상승했다.


보험료 인하 등의 영향로 6개사 모두 80%를 상회하는 등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 힘든 상황으로, 지난달 집중호우로 차보험을 판매하는 기업 12곳의 손실이 300억원에 달했던 만큼 올해 적자가 '확실'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CSM 확대 등 목적…올해 배타적사용권 다수 집중

그러나 삼성생명의 보험손익(8313억원)은 16.8% 상승했다. IFRS 신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 보험계약마진(CSM)을 기록하는 등 제3보험 실적 확대에 나서면서 성과를 거뒀다.


사고 또는 질병 발생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건강·상해·간병보험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손보사들이 주로 판매했지만, 종신보험 수요 축소에 직면한 생보사들의 진출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한국신용평가도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상품을 비롯한 장기보험의 비중이 높은 기업이 대체로 CSM 상각이익 기반의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최근 2~3년간 '다모은' 상품을 중심으로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분석이다. 경쟁사들이 해약환급률을 높이면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촉진하는 때에도 상대적으로 건강보험에 더 신경썼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경도인지장애 △항암약물치료 △특정14대암진단 △장기요양(1~2등급)지원 관련 특약이 배타적사용권을 부여 받았고, 올해도 '삼성 인터넷 뇌심 건강보험'과 'The퍼스트 건강보험'을 비롯한 상품을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항암방사선 치료를 보장하는 건강보험 상품 일부에 중입자자치료 담보도 포함시켰다.


한화생명·DB생명·NH농협생명·KB라이프 등이 신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KDB생명이 제3보험 활성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다른 기업들도 관련 상품군을 통해 보험손익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DB생명의 '실속N7대질병진단특약Ⅰ' 등 올해 생명보험협회가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한 상품 4개 중 3개(75%)가 제3보험이었다. 손보업계에서도 20개에 달하는 상품 대부분을 어린이보험과 통합암진단비 관련 특약 등 제3보험이 휩쓸었다.


업계도 금융당국이 보험사 '실적 뻥튀기' 방지를 명분으로 갱신형보험료 가정 점검에 나서는 등 제3보험에 '그림자'가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는 하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판매가 급증한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같은 상품의 손해율이 악화되는 점도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지급 보험금 증가 등의 리스크가 있지만, CSM 확보가 중요한 회계제도가 적용된 상황이니 CSM 배수가 높은 제3보험 상품에 초점을 두려는 것"이라며 “제3보험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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