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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위원들 일부 ‘교통·물류주’ 투자…‘직무 관련성’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03 14:53

[기획] 국회의원 주식 투자 보고서 ⑮- 국토교통위원회 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3일 취임 후 부동산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가계 자산 구조의 무게 중심을 주식 등 금융 분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부동산은 현금화가 어려워 고령화 사회에 적합하지 않고 비생산적이어서 경제 혁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이재명 정부의 이같은 핵심 국정 개혁 과제를 실천해야 할 국회의원들의 자산 구조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국회의원들은 이해 충돌 방지 원칙, 주식 백지 신탁 제도 등으로 인해 주식 소유에 제한이 많긴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비교적 고소득층인데다 각종 기득권을 갖고 있어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기 때문이다.


이춘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진 명의로 차명 주식 거래를 하다 적발돼 탈당·제명되면서 국회의원들의 주식 투자 현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항공·교통·물류 관련 종목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공직윤리시스템(PET)에 공개된 국토교통위원회 30명 의원들의 재산 변동(3월27일 현재) 상황을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현대차·CJ대한통운 등 교통·물류 대장주부터 여행·해운 관련주까지 직무와 관련돼 있을 수 있는 주식을 보유한 이들이 다수 있었다. 글로벌 빅테크 종목과 AI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도 활발했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시을)이 대표적이다. 손 의원은 총 10억6780만원 규모의 포트폴리오 중 상당 부분을 교통·물류 관련주에 배정했다. 항공 분야에서는 대한항공 178주를 신규 매수해 국토교통위 내 최대 항공주 투자자가 됐고, 육상물류에서는 CJ대한통운 17주, 기아 35주도 새로 매입했다. 해상물류 영역에서는 LS마린솔루션 1200주를 대량 매수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126주를 매입해 교통·물류 전 영역에서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 가족은 항공·여행 테마로 뭉쳤다. 배우자가 대한항공 30주, 차남이 10주를 보유해 가족 합계 40주를 기록했다. 여행주에서도 배우자 하나투어 40주, 차남 5주로 총 45주를 공동 보유했다. 권 의원 본인도 모두투어네트워크 300주를 보유해 가족 단위 항공·여행 집중 투자 패턴을 보여줬다.


자동차주도 국토위 선호 종목이다. 현대차그룹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노조 간부 출신인 윤종오 진보당 의원(울산 북구)이 현대차 70주(평가액 1484만원)을 보유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배우자도 현대차 20주와 현대중공업 3주를 갖고 있었다.




해외 교통·모빌리티 관련주를 보유한 의원들도 있었다. 손명수 의원이 차세대 모빌리티의 핵심인 조비에비에이션 409주를 보유했다. 조비에비에이션은 도심항공교통(UAM) 선도기업으로 국토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정책과 관련성이 있는 종목이다.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에는 손명수 의원 10주, 김은혜 의원 배우자 97주(12주 증가), 김도읍 의원 배우자 0.039695주 등이 투자했다. 김 의원 측은 “KB증권 신규 계좌 개설 이벤트 사은품으로 받은 단편적 지분일 뿐, 매입·처분이 불가능해 실제 투자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물류 분야에서는 손 의원은 글로벌 물류 대장주인 아마존 23주도 보유했고,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김은혜 의원 배우자가 1000주(900주 증가), 손 의원이 30주(27주 증가)를 보유했다고 각각 신고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이밖에도 문진석 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시갑)은 세창이엔텍 주식 7만5010주를 백지신탁하며 54억2892만원 규모의 변동을 신고했다. 세창이엔텍은 건설폐기물 수집·처리 및 벽돌·아스콘 생산업체로 국토교통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문 의원은 2017년까지 해당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2020년 9월 직무관련성을 고려해 백지신탁에 맡겼다.


일부 의원들의 자녀들의 소액 주식 투자도 있었다. 복기왕 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시갑) 장남이 애플 0.044주(1만6000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경남 통영시고성군) 장남 카카오 6주(22만9000원)를 각각 보유했다. 반면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경남 창원시의창구) 장녀는 흥아해운 1820주를 전량 매도했다고 보고했다.


나머지 국토위 30명 전체 의원 중 13명은 증권이나 가상자산이 없다고 신고했다. 민주당 소속에선 맹성규(인천 남동구갑), 박용갑(대전 중구), 송기헌(강원 원주시을), 윤종군(경기 안성시), 전용기(경기 화성시정), 정준호(광주 북구갑), 천준호(서울 강북구갑), 한준호(경기 고양시을) 의원, 국민의힘에선 김정재(경북 포항시북구),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엄태영(충북 제천시단양군),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이종욱(경남 창원시진해구) 의원이 무투자 그룹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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