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의 신상품 현대카드D·현대카드H·현대카드O·현대카드S·현대카드T(왼쪽부터)
카드사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접목된 상품을 토대로 개인 고객 기반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가맹 수수료율 인하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규제 등의 악재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경기 침체로 구매력이 줄어든 금융소비자들과 실적 반등이 필요한 카드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카드 평균승인금액은 3만618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2.1% 상승하는 등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합리적 가격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고객들이 주로 찾는 영역에 혜택을 집중하는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전일 공개한 일명 '알파벳카드' 5종은 각각 다이닝·홈·오일·쇼핑·트래블에 특화됐다. 실적 조건과 한도 제한 없이 이들 업종에 대해 10% 할인율과 연간 최대 60만원의 할인 한도를 제공한다. 연회비는 1만5000원이다.
현대카드가 '현대카드S(쇼핑 특화)', '현대카드W(레저 특화)' 등의 뒤를 잇는 알파벳카드를 선보인 것은 11년 만으로, 세분화∙개인화된 소비 패턴의 변화와 함께 신용카드 회원들이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상품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가 지난달 출시한 '삼성 iD SELECT 카드' 2종(ALL·ON)의 경우 명칭에 선택을 넣어 고객 맞춤형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해외 2%와 디지털콘텐츠 50% 할인을 비롯한 기본 할인에 더해 절약을 원하는 분야의 지출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iD SELECT ALL은 고정비업종(아파트 관리비·통신요금와 교육비 및 국내 전 가맹점), 생활소비업종(음식점·편의점·할인점·주유 또는 온라인쇼핑·배달앱·병원·약국) 중 원하는 영역을 골라 할인 받을 수 있다. iD SELECT ON의 경우 외식과 온라인패션·쇼핑몰 할인 가운데 주말에 많이 쓰는 영역을 선택하면 금~일요일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선보인 '플랜 시리즈'도 고객의 생활 패턴과 관심사에 맞춘 혜택 설계와 함께 포인트 적립 및 할인, 캐시백 등에 힘입어 1년6개월 만에 누적 발급 100만매를 돌파했다. 이는 일상생활비·주말 외식비·공과금·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관련 포인트를 적립하는 신용·체크카드다.
파트너 손잡고 카드 경쟁력 향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인 상품도 나오고 있다. '삼성AI구독 KB국민카드'로 삼성전자의 구독형 가전제품을 자동납부 결제를 이용하면 전월 실적에 따라 매월 1만~1만4000원 할인된다.
연회비 2만원(모바일 단독카드 발급시 1만4000원)으로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초기 구매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6개월간 KB국민카드 이용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3년간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종합교육기업 에듀윌과 손잡고 교육비를 낮추는 상품을 선보였다. '에듀윌X디지로카'는 전월 에듀윌과 서점·독서실·문구점 이용실적에 따라 10%(최대 1만5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커피·편의점·쇼핑 등 수험생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업종에 대해서도 전월 실적에 따라 10%(최대 8000원) 할인이 제공된다.
최근 6개월간 롯데카드 사용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9월 한달간 에듀윌에서 20만원 이상 결제시 12만원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고, 다음달 말까지 15만원 캐시백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하나카드와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의 광고모델 임영웅과 함께 기부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HERO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일상에서는 △유튜브·넷플릭스 구독시 10% 적립 △대형마트·슈퍼마켓·백화점 쇼핑 결제시 5% 적립 △통신요금과 관리비 등 생활요금 결제시 5% 적립 등 하나머니를 쌓을 수 있다.
앞서 우리카드도 갤러리아 백화점과 문화센터에서 5% 현장할인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전월 실적에 따라 갤러리아 백화점과 갤러리아몰 최대 7% 청구 할인이 가능한 '갤러리아 Platinum 우리카드'를 공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가 연이어 나오고 대형 파트너와 손잡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등 특정 브랜드·분야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는 상품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다양한 곳에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려는 행보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