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청도군청 전경
농촌이 늙어가고 있다. 숫자로만 보던 '인구 감소'는 이제 주민들의 일상 속 절실한 체험으로 다가온다. 청도군의 골목과 농촌 마을을 찾으면 “젊은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들린다. 본지는 2회차에는 청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지방 소멸이 생활 현장에서 어떻게 피부로 와 닿고 있는지를 짚어본다<편집자주>
글싣는순서
1:소멸 위기 넘어설 돌파구는?
2:주민 체감하는 소멸 위기
3:대구와 연결, 청도의 살길은 위성도시
◇“학교 문 닫고, 버스 끊기니 젊은 사람 못 살지"
청도 각북면의 한 마을. 10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회관 앞에는 초등학생들이 뛰어놀았다.
그러나 올해는 더 이상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인근 초등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인근 면 학교와 통폐합되었고, 마을을 오가던 버스 노선도 줄어들었다.
70대 주민 박모 씨는 “애들 웃음소리가 사라지니 마을도 적막하다.
젊은 사람들은 아이 교육 때문에 대구로 다 나가 버렸다"고 말했다.
◇귀농 청년의 좌절
청도군은 매년 청년 귀농·귀촌인을 유치하기 위해 지원금을 내걸지만, 정착률은 높지 않다.
30대 청년 귀농인 김 모 씨는 3년 전 청도로 들어왔다가 결국 다시 대구로 이주했다.
그는 “처음에는 감 농사를 배우며 정착할 생각이었는데, 병원 하나 제대로 없고, 아이 교육 여건도 열악했다"며 “농사 자체보다 생활이 버티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남은 건 노인뿐인 마을
각남면과 풍각면의 일부 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70세 이상이다.
농번기에도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밭이 놀고, 경작지 일부는 아예 방치된다.
80대 농민 이 모 씨는 “예전엔 동네에 품앗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일할 젊은이가 없다. 결국 땅을 놀리거나 임대 놓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위기 속 절망과 희망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이대로 가면 마을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대구와 가깝다는 점만 잘 살리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도 내비친다.
청도의 생존 해법은 주민 체감형 정책, 생활 기반 강화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현장은 말해주고 있다.
◇군수의 시각
김하수 청도군수는 “지금의 위기를 주민들도 체감하고 있다. 단순한 지원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대구 접근성을 살린 교통·교육 인프라 확충과 청년 맞춤형 정책을 통해 살고 싶은 청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