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톻위원회 LH 국정감사에서 이한준 LH 사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임진영 기자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2025년도 국정감사에선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LH의 주택 공급 역할 확대 정책을 둘러 싸고 여야간 우려와 질책이 쏟아졌다.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준 LH 사장과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여야 할 것없이 쏟아진 주택공급 확대 방안 관련 질의에 진땀을 쏟아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가 과거 택지 매각으로 수익을 내왔던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LH의 땅 장사를 비판했다. 천 의원은 “LH가 주택 공급 시 민간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을 수 있고, 주택 공급 기관으로서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천문학적 부채로 LH가 신속한 공급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규철 실장은 “9.7 대책에서 밝힌 135만호 주택 공급은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다만 직접 시행 사업에 대한 고민이 있어 LH 개혁위원회에서 이익 공유형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H가 공급 주체로 나서면서 인력 조직을 새롭게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작년부터 도급 방식이 개선돼 민간에서도 관심이 많아졌다. 물론 추가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 확대를 통해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LH가 택지 매각 수익이 예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재무구조에 우려가 있지만 당장은 기존에 매각했던 대금은 향후에도 5년 이상 들어와 상당 부분 충당이 가능하다. 물론 임대주택이 많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LH에 부담이 된다. 정부가 LH 재정 지원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이한준 LH 사장도 적극적인 답변에 나섰다. 2022년 임명된 이 사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사표를 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장은 “개발이익을 최소한 비용만 얻고 나머지는 주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과거 토지 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창출했던 구도가 무너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땅 장사를 해왔던 오명으로 인해 조직 내부 사기가 저하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땅 장사는 LH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다. 그 수익으로 임대주택도 지어왔다"고 호소했다.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톻위원회 LH 국정감사에서 이한준 LH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진영 기자
이 사장은 특히 “직접 시행을 통해 오명을 벗을 계기가 됐다"며 “인력 문제는 공기업 이전으로 경상도 등 특정 지역 카르텔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 지역인재 할당제 범위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인재풀을 넓게 쓰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도 LH의 재원 부족 가능성을 꼬집었다. 윤 의원은 “LH 8월 중장기 재무계획을 보면 부채가 170.2조 규모고 2029년엔 이보다 91조가 증가한다. 9.7 공급 대책으로 인해 토지매출이 중단되고 공공주택 공급 사업을 직접 시행하면 매출은 줄고 지출은 증가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저가 주택 공급으로 손실이 나는 부분은 민간이 아닌 LH가 감수할 문제"라며 “LH 직접 시행 주택이 미분양이 나도 민간기업에 손실로 돌아오진 않는다"고 답했다.
전관 예우 척결과 내부 기강 확립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LH 퇴직 직원들이 민간 업체에 취업해 LH 발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전 직원과 연관된 업체 중엔 과거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를 일으킨 문제 업체가 아직도 LH 발주 공사에 입찰을 하고 있다. 이러니 엘피아(LH+마피아)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사장은 “과거 문제가 일으킨 업체를 입찰에 제한 시켜도 이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 신청을 해 대부분 인용이 나와 제한 집행이 정지되버린다"며 “전직 직원의 민간업체 취업 문제도 퇴직 후 3년 이상 경과되면 법에 의거한 제한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박용갑 민주당 의원은 LH 사업장에서 인허가 후 착공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고, 이 사장은 토지조사 후 주민 이주가 이뤄지지 않아 소송이 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하고, 문화재 조사 결과 문화재가 발굴되면 기약 없이 시간이 소모되는데 이 기간이 최소 4~5년이라고 답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하남교산은 문화재가 발굴돼 지연이 우려된다"며 “인력 충원 문제는 LH 내 행정직, 토목직, 건축직 직원 중 주택 공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축직 숫자가 정작 가장 적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필요 충원 규모를 묻자 이 사장은 최소 200명 규모의 건축직 직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