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 HBM4
글로벌 메모리 3위 마이크론이 AI 반도체 전쟁의 승부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한국 핵심 인재 영입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연봉 2억 원' 수준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인재 유출 경고등이 켜졌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링크드인 등 플랫폼을 통해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대만 타이중 D램 생산기지에서 근무할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HBM 개발 및 패키징 관련 직무가 대부분이며, 일부에게는 임원급 포지션까지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대만 타이중에서 일할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의 경력 면접을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에서 실시했다. 오퍼 조건으로는 연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원천징수 기준 10∼20% 임금 인상, 거주비 및 비자 프로세스 지원 등을 내걸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국내 주요 대학에서 '당일 채용(사전 지원자 대상)'이라는 파격 조건까지 걸고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초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일할 한국 엔지니어를 모집했으며, 미국과 싱가포르 공장에서 근무할 직원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엔지니어 외에도 한국 지사를 둔 ASML 등 외국계 반도체 장비·디스플레이 업계 직원들에게도 이직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임원급 연봉은 보너스를 포함해 최대 2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경력 면접에서 탈락했던 엔지니어에게 다시 입사를 제안하는 등 인재 확보에 대한 절박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마이크론의 공격적인 인재 영입은 HBM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반영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시장에 삼성전자가 추격하고 마이크론이 빠르게 부상하며 '3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기술력의 원천인 핵심 인재 확보가 곧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지만, 절대적인 생산 능력(캐파)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 이에 대만,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거점 공장을 증설하며 인력 충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