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스미스 팰리서 캐피탈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13D 모니터 투자자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LG화학이 석유화학 부진 돌파구를 모색하는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서 기업 가치 제고 압박을 받아 '이중 과제'를 풀어야 하는 처지에 빠졌다.
고부가가치 석화·전지 첨단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강화하려면 추가 시간과 시간이 필요해 당장 주주가치 저평가 해소에 나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자사주 매입 확대와 미래 투자 재원 확보에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LG화학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26일 석유화학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에게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독립적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가치가 LG화학 기업 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79%를 가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의 50%가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왔다. 24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 총액은 115조1280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3위지만, LG화학은 28조3075억원에 불과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22일 발표자료를 통해 자신들을 LG화학 지분 1% 이상을 장기간 보유해 상위 투자자 10곳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첨단소재 사업부가 전체 내재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보다 큰데도 그 가치가 현재 LG화학 시장 가치의 74%만큼 평가 절하(디스카운트)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자사주 매입과 미래 투자 재원 확보에 쓰라는 것이 팰리서 패키탈 측 제안이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중 10%를 이용해 LG화학 소수 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하고, 지배력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지분을 이용해 주가수익스와프(PRS)나 교환사채(EB) 등으로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저평가 해소 문제를 풀어갈 장기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LG화학 지분 6.9%를 보유한 국민연금으로부터는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됐다.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가능 사안 △지속적인 반대 의결권 행사에도 개선되지 않는 사안 △기후변화 ·산업안전 관련 위험 관리가 필요한 사안 등을 중점관리 사안으로 두고 있다. 비공개 단계에서 개선이 없다고 판단되면 공개중점관리 기업으로 격상하거나 주주제안과 의결권 행사 등이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주식 가치 희석 가능성을 우려해 2020년 LG화학 배터리사업부의 물적 분할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후 2022년과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주식 가치 저평가 해소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LG화학 가치 제고 계획의 다른 축인 사업 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으며 △재활용·바이오·재생에너지 등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전지재료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설정했다. 2023년 매출 기준 6조원에서 2030년 25조원 수준으로 키우고, 비중도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산설비를 비롯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양극재를 비롯한 첨단소재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양극재 생산 설비에 총 1317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상반기까지 약 676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테네시주에는 약 2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6만톤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NCC 연간 생산능력을 최대 370만톤 감축하는 등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도 변수다. LG화학은 단일 기업 기준으로 최대인 연산 330만톤의 NCC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석화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더라도 기초소재 생산 능력을 확보해야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과정에서 원재료 조달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석화기업이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더라도 기초 소재를 쉽사리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LG화학은 주주 소통과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LG그룹이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 등 기업가치 제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어 LG화학이 기업가치 제고 전략의 향배를 어떻게 가져갈 지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31일 3분기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대응 방향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LG화학 입장에서는 이번 제안이 기업 거버넌스 강화와 주주 가치 제고라는 개정 상법의 근본 취지에 미리 대비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과거 LG에너지솔루션 물적 분할과 상장이 LG화학 소수주주들에게 손해를 초래했다는 인식을 털려면 이사회 차원에서 제품 고부가화·차별화 중심 투자로 미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배당 문제에 관해서도 주주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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