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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안호영 “출자회사 빚더미인데… 한전은 ‘배당잔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28 13:52

부채 2.5배 늘었지만 배당금은 3배↑… “아랫돌 빼 윗돌 괴는 회계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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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출자회사들의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 규모를 세 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자회사들을 사실상 '현금 창구'로 활용해 모기업의 재무 부담을 돌려막기식으로 보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전은 2023년 약 14조 원 적자 이후 대규모 흑자로 전환했지만, '흑자 전환의 이면에 숨은 내부 자금 순환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단기 회계 성과보다는 출자회사와의 동반 건전성 관리 체계 구축, 그리고 한전 스스로의 수익구조 다변화와 에너지전환 투자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자회사 부채 3년 새 2.5배↑… 한전 배당금은 3배 늘어

2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전북 완주·진안·무주)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국내 출자회사 10곳의 총 부채는 2021년 3828억 원에서 2024년 1조 859억 원으로 2.5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전이 이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34억 원에서 104억 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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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의원실

이는 한전이 본사 재정악화를 자회사 배당으로 메운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특히 2023년 대규모 적자에 직면한 한전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요구했고, 이에 켑코솔라(52억 원)와 켑코이에스(47억 원)가 각각 한전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배당금 규모가 자회사 순이익 대비 과도하게 높다는 점이다. 켑코솔라의 배당성향은 92.39%, 켑코이에스는 117.57%로, 순이익보다 더 많은 배당을 실시한 셈이다.


두 회사 모두 배당성향이 2021년 55% 수준에서 올해 65~70%로 꾸준히 상승했다.


부채 떠안은 회사도 '배당 압박'...한전 “법적 한도 내 배당" vs 국회 “내부 돌려막기"

한전 출자회사 중 '카페스'는 대표적 사례다.


카페스는 '동해안–수도권 HVDC 공사'를 수행하며 2천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았는데, 공사가 하남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로 지연되면서 수익 회수가 늦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이 회사로부터 2022년 11억 원에서 2024년 19억 원(1.7배 증가)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전은 “상법상 배당한도를 초과한 적이 없으며, 전년도 당기순이익 한도 내에서만 배당을 산정한다"고 해명했다.


또한 카페스의 부채는 “공사 진행에 따른 매출 전환이 예정된 착한 부채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논리가 '재무 착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안호영 의원은 “아랫돌 빼 윗돌 괴는 식의 내부 자금 순환은 한전과 자회사 모두의 재정건전성을 훼손한다"며 “자회사 현금에 기대기보다 자체 재정구조 개선과 미래 산업 투자 중심의 체질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재무전문가들은 한전의 출자회사 배당정책이 '부채상환보다 현금흐름 중심의 단기 성과'에 치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출자회사 다수가 HVDC, ESS, 재생연계사업 등 장기 프로젝트 중심임을 고려하면, 배당 압박은 중장기적으로 기술개발 및 사업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출자회사의 재무악화는 결국 한전의 책임으로 되돌아온다"며 “지금은 배당보다 부채비율 완화, 재생·전력망 투자 재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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