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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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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관세 장벽 ‘이중고’ K-철강, 인도·美 투자로 돌파구 찾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28 17:14

전반적인 생산 감소 불구 인도 10%, 美 2% 증가
조강 단계부터 생산 현지화 중심 일관제철소 추진
포스코, 印 JSW와 연산 600만톤 생산공장 준비
현대제철, 美루이지애나 年270만톤 전기로 구축

평택항 철강 수출품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와 미국이 포스코·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빅2의 우선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철강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 성장세가 뚜렷한 시장을 선택해 쇳물부터 철강제품 생산까지 포괄하는 일관제철소를 세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전 쇳물을 고로에 붓는 조강 단계부터 원산지를 따질 정도로 높은 관세 장벽을 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은 글로벌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해외 지역에도 일관제철소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JSW와 절반씩 합작해 오디샤주를 잠정 부지로 선정하고 연간 조강 생산량 60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디샤주는 인도에서 철광석이 가장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쇳물을 붓는 조강 단계부터 강재, 판재 등 철강 제품에 이르는 전 생산 공정을 갖춘 일관제철소를 해외에 짓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JSW와 합작 제철소 설립을 검토할 때는 조강생산량을 연간 500만톤으로 계획했다가 올해 하반기 들어 600만톤으로 늘렸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인도라는 신흥 성장시장에 더욱 적극적인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7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해외 투자 방향과 관련해 “성장하는 지역 중심으로 선공정 기반 투자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 호주 순으로 투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지난 3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열연·냉연 강판과 도금 판재류 같은 제품을 연간 270만톤 생산하는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약 8조50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강판에 특화된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루이지애나주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포스코그룹도 합류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지분 투자 규모와 사업 방식은 논의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지분 구조와 투자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연내 확정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철강사들이 인도와 미국 등에서 새 기회 포착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철강 시장 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14억명 인구 구조를 기반으로 제조업을 키우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국제통화기구(IMF)는 인도 경제가 올해 6.6%, 내년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4%대인 중국보다도 경제 성장 전망이 밝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제 성장률 2.0%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소비 국가인 데다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제조업의 기간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에 대해 무역 장벽을 높여온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쇳물을 어디서 부었는지까지 모니터링하는 수준의 관세 장벽을 넘으려면 결국 현지에서 철강 제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모든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6월에는 관세율을 50%로 높였다. 인도도 지난 4월 말부터 200일간 저가 철강 제품에 12%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경제 성장세와 철강 관세 정책은 각국의 철강 제품 생산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철강협회가 지난 23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위권 철강제품 생산 국가 가운데 인도와 미국, 튀르키예만 올해 1~9월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생산량 2위를 기록한 인도는 10.5% 많은 1억2240만톤의 철강제품을 만들었고, 3위인 미국은6140만톤으로 2.1% 증가했다.


반면에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중국은 철강제품 생산량이 7억4630만톤으로 2.9% 줄었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제조업 국가들의 철강제품 생산량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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