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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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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산업 전환 투자 부담 가중…시장·인프라 지원부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1.05 18:21

■ 한국철강협회 스틸코리아 2025 기후 세션 주요 내용
저탄소 시장성↓…탄소중립 전환 대안 모색 시기
수소환원제철·HBI 기술·소재 지원 정부 투자해야
산업硏 “저탄소 제품·솔루션으로 시장성 키워야”

스틸 코리아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5 스틸 코리아 기후 세션에서 '산업부문 2035 NDC 주요 과제 및 지원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승현 기자

철강산업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위해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딘 이유가 생산 설비 구조 전환 리스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소환원제철 같은 저탄소 기술의 생산 안정화 뿐만 아니라 핵심 소재 확보와 공급망 강화, 시장 판매 경쟁력까지 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지원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5 스틸 코리아 기후 세션에서 '산업부문 2035 NDC 주요 과제 및 지원 방안'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 NDC 안으로 2018년 대비 △48% △53% △61% △65% 감축안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48% 감축안은 산업계 요구를 반영한 시나리오고, 65% 감축안은 시민사회의 권고안이다. 환경부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35 NDC 최종 공청회를 연다.




정 위원은 전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이 많이 지체되고 있는 현 시점이 철강처럼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산업군의 탄소중립 전환 대안을 모색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2035년 NDC안을 제출한 국가는 68곳 뿐이다.


정 위원은 “투자 부진 원인은 저탄소 산업 전환에 따른 수익이 작고, 온실가스 감축 과정에서 산업의 자본 부담이 가중되는데 신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철강과 시멘트 부분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기술 발전이 거의 안되면서 투자 지연 요인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저탄소 제품에 대한 호응이 작다는 점도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저탄소 제품을 개발했더니 '선발대의 저주'에 걸려 탄소중립 투자에 적극 나섰던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특히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거래에 고객들이 저탄소 제품을 잘 안사준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성과가 지지부진한 데다 기술 상용화와 시장화 노력도 부족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6.9% 감축해 203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1.4%(산업부문) 감축하는 2030 NDC는 순항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생산량 감소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배출원단위)는 개선이 미미했다. 철강의 경우 수소환원제철 실증 규모가 축소되고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라는 진단이다.


철강산업에서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저탄소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인프라 지원까지 절실하다고 정 위원은 강조했다. 예를 들면, 수소 기반 철강 공정은 수소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하고 열간성형철(HBI)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 없는 전력 인프라부터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철강의 저탄소 혁신 기술 개발과 차질없는 추진은 기업이 적기에 투자하기 위한 그린 에너지와 그린 수소 등 인프라를 확보해 저탄소 제품 시장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저탄소 제품을 만든 업체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발부터 설비 가동, 사업 성공로 이어갈 수 있는 실증연구까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정 위원은 제언했다. 철강업계가 정책 당국과 시민사회를 상대로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스로 저탄소 철강시장 요구와 안정적인 원료 및 연료 공급망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탄소 다배출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확대하고, 세계 시장에 한국이 저탄소 제품을 판매하거나 혁신공정 시스템을 공급할 역량을 확보해 탄소 감축을 산업계의 비즈니스 기회로 확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 노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로 일본의 얼로케이티드 CFP (탄소발자국 할당)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철강 분야 탄소 감축은 점진적 감축이 아니라, 특정 기술을 도입했을 때 계단식으로 낮아지는 방식"이라며 “저탄소 기술 개발과 도입 프로젝트를 통한 감축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그 과정을 확인해서 탄소발자국 할당량에 반영해서 시장에서 '감축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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