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상주

redphoto@ekn.kr

박상주기자 기사모음




[신간] 매너가 사람을 만들고, 말은 세상을 바꾼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1.11 10:39

서울 동대문구청장 인문서적 출간

『말이 세상을 바꾼다』| 실크로드 | 이필형

'말이 세상을 바꾼다'의 저자 이필형./실크로드

▲'말이 세상을 바꾼다'의 저자 이필형./실크로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에서 비밀요원 해리 하트가 남긴 명언이다. 이 말은 본래 영국의 신학가이자 정치가인 위컴의 윌리엄(1324-1404)이 남긴 말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매너란 의미겠다.


“말이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은 말이란 의미겠다. 전 행정가이자 정치인 이필형은 신간 『말이 세상을 바꾼다』에서 이렇게 단언한다. 그가 말하는 '말'은 연설이나 수사학의 언어가 아니다.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흙냄새 나는 진심의 언어다.


“세상을 바꾸는 건 제도가 아니라 말의 힘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주 요지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말은 씨앗이다"라는 문장으로 화두를 던진다. 인생의 굴곡 속에서 자신을 일으켜 세운 것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짧은 한마디였다는 고백이다. 가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수많은 실패를 겪은 그는, 좌절의 순간마다 아버지의 말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를 떠올렸다.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회복력에 대한 믿음이었다.




이필형은 말이 가진 치유력과 창조력을 함께 바라본다. “한 줄의 말이 사람을 살릴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믿음으로, 그는 실제 행정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인, 청년, 아이들, 지역 주민들의 일상 속에는 제도보다 빠르고, 정책보다 오래가는 '진짜 말'이 있다. 저자는 그런 말들이 공동체를 바꾸고,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 책은 화려한 언변의 기술서가 아니다. 말의 태도에 관한 책이다. 듣는 사람을 향한 존중, 말의 무게를 아는 성찰이 전편을 관통한다. 그는 정치의 언어보다 사람의 언어를 신뢰한다. “정치는 제도로 움직이지만, 세상은 결국 말로 움직인다"는 문장은 이 책이 지닌 철학을 압축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상처와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빛나는 흉터'라 부르며, 그 안에서 배운 지혜를 나눈다. “흉터는 우리가 살아냈다는 증거이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다." 그의 글은 거창하지 않지만, 읽는 이를 조용히 끌어올린다.




『말이 세상을 바꾼다』는 궁극적으로 '한 줄의 기적'을 믿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말의 기적'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세상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