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박형석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교수
로봇 유방절제술·재건술로 흉터 줄이고 만족도 높여
치밀유방, 유방촬영술·유방초음파 검사 병행 바람직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 마음으로 씩씩하게 치료를"
▲유방암 로봇수술의 권위자인 박형석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교수가 유방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과 치료법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연세암병원
“유방암은 국내 여성 암 발병률 1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매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개인과 의료계, 그리고 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올해 1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유방암 신규 환자는 2만9528명으로 전체 암 가운데 발병률 4위를 기록했다.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가장 흔한 암으로, 여성 암 환자 5명 중 1명이 유방암 환자다. 또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증가세를 보였으며, 1999년 대비 2022년 환자 수가 약 5배로 껑충 뛰었다.
유방암 치료의 권위자인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박형석 교수는 1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유방암의 원인을 어느 하나로 특정하긴 어렵고, 여성호르몬 노출과 과도한 지방식이를 비롯해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술·담배, 방사선 노출, 환경오염 등 다양한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수가 특히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을수록, 임신과 출산 경험이 적을수록,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나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 즉 과다한 지방 섭취로 인해 과체중이나 비만 여성이 늘어나는 것 또한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3년 유방암 검진 수검률은 70%를 넘어섰으며, 환자 3명 중 2명은 암이 '국한 병기'(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음) 단계에서 발견된다. 국한 병기의 유방암은 의학적 완치율(5년 상대 생존율)이 98%를 웃돈다. 그러나 3명 중 1명은 아직도 국소진행(암이 발생한 장기 외 주위 장기, 인접 조직 또는 림프절 침범)과 원격전이(암이 발생한 장기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 상태에서 발견된다. 원격전이 유방암은 완치율이 겨우 30%를 맴돈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에서 만져지는 통증이 없는 멍울입니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때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어요. 보통 종양 크기가 2㎝보다 작으면 1기로 진단되는데, 자가검진을 꼼꼼하게 하면 1~2㎝ 수준의 작은 멍울도 발견할 수 있으므로 만 30세 이상의 여성은 매달 정기적으로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 40세 이상에서는 자가검진과 함께 2년에 한 번씩 유방촬영술을 받도록 권합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유방암 또는 난소암의 가족력, BRCA 유전자 변이 가족력, 난소암 기왕력 등 고위험군 여성은 BRCA 유전자 변이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만 18세 이상부터 매월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만 25세부터 6개월 간격으로 임상의사에게 유방검진을 받는다. 만 25~29세에서는 매년 유방 MRI를, 만 30세 이후부터는 1년에 한 번 유방촬영술 및 유방 MRI를 받도록 한다.
유방촬영술은 가슴을 납작하게 눌러서 촬영하는 유방 전용 X-레이로, 유방암의 기본 검사다. 유방초음파가 통증도 없고 방사선 노출에 대한 부담도 없으므로 좀 더 편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보조적 수단일 뿐이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의료진(왼쪽부터 유방외과 김지예, 성형외과 송승용, 유방외과 박형석, 유방외과 안지현, 성형외과 이동원 교수)이 로봇유방수술 1000례 달성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연세암병원
박 교수는 “조기에 암을 발견해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검사 방법은 유방촬영술"이라며 “조기 유방암의 신호일 수 있는 미세석회질이나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작은 종양을 더 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며, 다만 유방조직의 밀도가 높은 치밀유방은 유방촬영술로는 종양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암의 재발 확률을 낮추려면 수술로 암뿐 아니라 주변의 정상 조직까지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유방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유방 절제 환자들은 수술로 인한 신체적 아픔과 기능 상실, 정서적 어려움까지, 다른 장기 수술과는 다른 후유증을 겪게 된다. 그래서 유방암 수술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동시에 가슴의 외형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암이 크지 않고 종양 개수가 적은 경우 유방 부분절제술로 환자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부분절제술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유방 전절제술을 했을 때와 재발률에 차이가 없습니다. 부분절제와 전절제는 종양의 크기와 개수, 방사선치료의 가능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 부분절제술이 유방암 수술의 60% 정도를 차지합니다."
박 교수는 유방암에서 로봇수술의 유용성을 높이 평가했다. 로봇수술은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하나 암이 유두를 침범하지 않아 유두를 보존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최적인 수술이다. 또 다발성 유두종증, 비정형세포증식증 같은 경계성 종양의 진단 또는 수술 과거력이 있거나, 유방암 또는 난소암의 가족력이 강하거나,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방암 고위험군 환자들에서 수술적 예방법으로 로봇 유방 전절제술 및 동시 재건술을 시행해 유방의 원형을 거의 보존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는 2016년 아시아 최초 유방암 로봇수술 성공에 이어 2019년 세계 최초 SP로봇을 이용한 유방절제술 성공, 2020년 12월 국내 최초 로봇 유방절제술 200례 달성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 유방수술을 10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에는 유방외과와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성형외과, 영상의학과 등 관련 과의 다학제 진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희 유방암센터는 이 부분에 아주 특화되어 있어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암예방센터와 연계해 수술 5~10년이 지난 암 생존자는 물론,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 환자와 가족들까지 체계적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다양한 수술 기법, 항암치료, 항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통해 유방암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환자들이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씩씩하게 치료를 받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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