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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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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 우려 무색…은행, 예금 오히려 ‘늘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02 16:16

요구불예금 3개월간 6조 이상 증가
정기예금 17조, 정기적금 2조 유입

시중은행 예금 금리 연이어 인상
예금자보호 확대에도 2금융권과 금리차 미미

돈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49조7532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969억원 증가했다.

지난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과 금리 인하 여파로 은행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우려됐으나 실제로는 은행 수신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남아 있는 데다,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3%대까지 올리며 고객 관심을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49조7532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969억원 증가했다. 전월에 21조8675억원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예금으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불안안 모습을 보이자 일시적으로 은행에 유입된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도 모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971조9897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4209억원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46조2948억원으로 5356억원 확대됐다.


특히 지난 9월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되며 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자금 이동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최근 3개월 동안 은행의 수신 자금이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최근 3개월 동안 6조449억원 늘었다. 9월에 26조원이 한꺼번에 들어오며 잔액이 확대됐다. 정기예금은 지난 9월부터 지난달까지 17조2578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같은 기간 2조211억원 늘어나며 매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안정적인 1금융권을 선호하는 충성 고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로 젊은 층은 주식, 가상자산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금리 변화에 자금을 쉽게 이동하는데, 안정적인 성향의 중장년층은 주거래 은행에 자금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며 “일반적으로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의 자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런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도 고객 발길을 잡고 있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인상과 예대금리차 축소 등을 이유로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고, 시장에서는 최고 연 3%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1년 만기 단리 38개 정기예금 상품 중 6개 상품이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3%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중은행과 정기예금 금리 차가 크지 않다. 5대 은행의 우대금리 포함 최고 금리는 평균 연 2.81%인데, 이날 저축은행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 2.83%로 차이는 0.02%포인트(p)에 불과하다.


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은 대기성 자금이라 외부 투자 시장 황경에 따라 변동이 발생한다"며 “정기예금의 경우 2금융권과 금리 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자금을 빼 이동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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