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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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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규제에도 강화된 ‘1선발’ 지위…카드사 건전성 우려 고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04 15:41

1~9월 카드론 수익 3조9779억원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격차 확대

카드론

▲카드사 수익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규제를 강화했으나, 카드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가 리스크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에도 건전성 우려를 쉽사리 떨쳐내지 못하는 원인이다.


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9월 카드사 7곳(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카드)의 카드수익은 14조484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8774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이 중 카드론 수익은 3조9779억원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3조9255억원) 보다 컸다. 지난해의 경우 가맹점수수료 수익(4조1357억원)이 카드론 수익 보다 4500억원 가량 높았으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2000억원 넘게 줄어든 반면 카드론 수익은 3000억원 가까이 확대되면서 뒤집혔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모든 기업에서 카드론 수익이 가맹점수수료 수익 보다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기업 가운데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높은 곳(삼성·KB국민·현대카드)에서는 격차가 좁혀졌고, 신한·우리·롯데카드는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축소되는 동안 카드론 수익이 증가했다.


이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이 원인으로, 올 상반기에는 378억원이었던 격차가 3개월 만에 524억원으로 벌어졌다. 같은 기간 이들 7개사 카드론 잔액이 39조3311억원에서 38조6855억원으로 줄었음에도 기여도가 높아진 것이다.



신한·현대·우리카드, 수치 상승 견인

7개사 모두 카드론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신한카드는 7870억원에서 8434억원으로 564억원(7.2%) 상승했다.




상위 4개사 가운데 카드론 수익이 가맹점수수료 수익(5025억원) 보다 3000억원 이상 높은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신한카드는 이전에도 카드론 수익이 더 컸고, 9월말 기준 8조1000억원에 달하는 카드론 잔액이 수익 확대에 기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는 3363억원에서 4054억원으로 691억원(20.5%), 현대카드는 4841억원에서 5858억원으로 1017억원(21.0%) 증가했다. 20% 이상 커진 곳은 양사 뿐이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조9298억원에서 4조1461억원(+5.5%), 현대카드는 5조6378억원에서 5조9309억원(+5.2%) 불어났다.


전체적으로는 이들 3사가 카드론 수익 확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6571억원에서 6858억원(+4.3%), 하나카드는 2619억원에서 2767억원(+5.7%), 롯데카드는 4943억원에서 5244억원(+6.1%) 늘어났다.


특히 KB국민카드는 6519억원에서 6564억원으로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6조7582억원이었던 카드론 잔액이 6조2858억원으로 4724억원(7.0%) 줄어든 영향이다.



평균 금리 하락에도 수익 증가

카드론 평균금리가 떨어졌음에도 수익이 커진 점도 주목 받고 있다. 경기침체로 카드론을 찾는 중·저신용자가 많아진 까닭으로 볼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카드론 평균금리는 14.0%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p) 낮아졌다. 신용점수별로 보면 900점 초과는 11.4%에서 10.8%, 801~900점은 12.8%에서 12.2%, 701~800점은 15.1%에서 14.7%로 감소했다.


601~700점(17.3%→17.1%)과 501~600점(18.7%→18.6%) 등 저신용자의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실제로 900점 초과 구간에서 금리가 높아진 기업은 2곳, 701~800점에서는 1곳이었던 반면 601~700점·501~600점에서는 각각 3곳으로 나타났다. 801~900점에서는 높아진 곳이 없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각되는 건전성 이슈다. 올 1~9월 카드사 7곳의 대손충당금은 5조739억원으로 부실자산 상각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816억원(1.6%) 줄었으나, 실질연체채권은 2조8175억원으로 2081억원(8.0%) 가중됐다.


이와 관련해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카드론 공급이 카드사의 경영성과와 조달여건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연구'를 통해 카드론 중심의 자산 확대 전략이 단기 수익성 개선에는 효과적이지만, 카드론 잔액·수익성이 증가할수록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자금조달비용도 유의미하게 증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3%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가중되면 카드론 시장에도 금리 상승을 비롯한 영향이 갈 수 있다"며 “여전히 17% 안팎인 700점 이하를 위주로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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