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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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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약세 장기화…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 3분의 1로 쪼그라들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16 18:06

산타 랠리 기대 꺾이며 거래대금 급감
가상자산 향방 가를 변수로 미·일 통화정책 주목
BOJ 금리 높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 대거 청산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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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시(CRAiSEE)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속에 8만6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의 금리 정책이 향후 가격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코인 일제히 하락세…투자심리 빠르게 위축

비트코인 가격 추이(9월15~12월16일) [출처=코인게코]

▲비트코인 가격 추이(9월15~12월16일) [출처=코인게코]

1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8만57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한 가상자산)도 일제히 약세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3.78% 하락한 2956달러, 솔라나는 2.73% 하락한 126달러, 리플(XRP)은 5.04% 내린 1.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 대비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연말 반등을 기대했던 '산타 랠리' 기대감도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통상 연말에는 유동성 유입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나타나지만 올해는 금리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미국 정부의 셧다운 종료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단기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는 거래대금 감소로도 확인된다. 코인 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난 한 달간(11월17일~12월16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5억2148만달러(3조7106억원)으로 지난 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11조8044억원)의 30% 수준에 그쳤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대금 현황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대금 현황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추가 하락 경고음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 향후 가상자산 가격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했는데,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이 자금이 대거 청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일본은행의 기준금리는 0.5%다. 일본은행은 오는 19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사업체 앤드류 BTC는 2024년 이후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 20%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던 2024년 3월 비트코인은 23%, 같은 해 7월에는 26%, 2025년 1월에는 31% 각각 하락했다.


앤드류 BTC는 이러한 전례를 근거로, 이번에도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약 20%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비트코인이 8만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 하락 시 가격은 약 7만달러(약 1억300만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매파적 인하'에 반등 기대 약화

미국의 통화정책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문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조정의 범위와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며 내년 1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 역시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연 3.4%로 제시하며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가상자산에 대한 반등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4.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이 글로벌 금리 정책과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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