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반등시키기 위해 글로벌 수요 확대에 힘쏟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출장에서 테슬라·AMD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해외고객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이 회장은 리사 수 AMD CEO와 만나 AMD의 차세대 AI 칩 위탁생산 협력 방안을 적극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계약 성사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AMD와 계약이 이뤄질 경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극적인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만남을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협력과 반도체 공급 안정화, 미국 내 생산 인프라 활용 등 폭넓은 기술·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지난 7월 약 23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하기로 했다. AI6는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 고도화는 물론 로봇·AI 모델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차세대 고성능 칩이다.
최근에는 당초 대만 TSMC가 전량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던 AI5 물량 가운데 일부도 삼성전자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AI5와 AI6 모두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대형 계약 성사에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서 신뢰를 쌓은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비롯해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닌텐도 스위치2 탑재용 AP, 중국 마이크로BT·카나안의 채굴 주문형 반도체(ASIC) 등 다양한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리사 수 AMD CEO와도 별도의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협력과 함께, 최선단 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 수주 가능성까지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업계의 시선은 삼성전자와 AMD가 논의 중인 차세대 AI 칩 위탁생산 계약에 쏠린다.
검토 대상 공정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핵심 공정으로 내세운 2나노 2세대(SF2P)로, 1세대 2나노(SF2) 대비 면적을 8% 줄이면서 성능은 12% 향상시키고, 소비 전력은 25%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해당 계약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가 공정 경쟁력 회복의 관건으로 꼽아온 차세대 미세 공정의 신뢰도를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검증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갈수록 험난해지는 경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난공불락의 TSMC가 AI 시대 핵심 수요를 흡수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가운데, 중국 SMIC는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삼성 추격에 속도를 내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8%로, 전 분기(7.3%)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TSMC의 점유율은 71%로 0.8%포인트 상승하며,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62.9%포인트에서 64.2%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3위 SMIC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MIC 간 점유율 차이는 같은 기간 2.2%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TSMC가 미세 공정 경쟁력뿐 아니라 고객 생태계와 양산 신뢰도 측면에서 사실상 '플랫폼'에 가까운 지위를 확보한 점을 압도적 경쟁력의 배경으로 꼽는다.
SMIC 역시 미국의 수출 규제라는 제약 속에서도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을 기반으로 첨단 공정 투자를 이어가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최근 몇 년간 대형 고객사 확보 지연과 낮은 가동률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이후 적자를 이어왔다. 다만 이재용 회장의 직접적인 '빅테크 외교'를 바탕으로 첨단 공정 수주가 늘어나면서, 내년을 기점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 재무 지표에서도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영업손실은 5조1000억원까지 확대됐으나, 올해 들어 손실 규모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부문 적자가 1조원 아래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적자 규모가 약 7000억원 수준까지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적자가 내년을 기점으로 완화 흐름에 들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년간 가동률 부진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최근 다수 고객으로부터 첨단 노드 주문이 유입되고 있다"며 “기존 레거시 공정은 비모바일 고객을 겨냥한 파생 공정을 개발해 응용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확대가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 삼성전자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첨단 공정 신뢰도와 고객 생태계 회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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