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에 손빨래까지 업무와 무관한 요구 거절도 못 해
20~30대 요양보호사는 고작 0.9%, 60대 이상은 66.1%
1년 일해도, 10년 일해도 기본급에 차등 없어
▲/제미나이
2024년 12월, 한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이제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마저도 60대 이상이 66.1%에 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낮은 시급과 고용 불안정 속에서, 본업인 돌봄과 무관한 가사 노동까지 떠맡으며 고통받고 있었다.
◇ “김장 안 해줘서", “겨울옷 손빨래 안 해줘서"... 요양보호사 교체한다며 협박
지명규 은빛사랑방문요양센터 센터장은 “실제 돌봄 현장에서 요양보호사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 센터장은 “요양보호사 교육할 때 어르신 신체 케어나 인지 케어법을 주로 강의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된장찌개가 맛이 없다고, 김장 안 해준다고, 겨울 재킷을 손빨래하지 않았다고 요양보호사를 교체해달라고 항의한다"며 실태를 전했다.
업무 범위를 넘어선 노동 강요를 지적한 요양보호사도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 1명 돌보라는 안내를 받고 현장에 갔는데, 할머니도 계셔서 어쩔 수 없이 2명을 케어해야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그 집의) 강아지 똥을 치우기도 했고, 머리카락을 잘라드리기도 했다"며 돌봄 외 노동을 요구받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헌신적인 노동의 대가는 갑작스러운 해고였다. 그는 “(일한 지) 9개월 만에 갑자기 그만두게 됐다"며 “센터에서는 제가 뭔가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식을 말씀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결국 그는 퇴직금도 받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야 했다며, 요양보호사가 부당한 처우를 받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줄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 센터장은 “도시락 배달이나 청소 업체 이용권 등 다른 방식으로 가사 노동을 대체하고 요양보호사는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요양보호사의 본업은 '노인의 신체 및 정서 돌봄'이다.
◇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시대' 멀지 않았다... 요양보호사 중 66.1%가 60세 이상
요양보호사 종사자 중 20~30대는 0.9%에 불과하다. 반면 60대 이상은 66.1%이고, 50대와 60대 이상을 합치면 비중은 93.9%에 달한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기호운 기획위원은 “요양보호사 중 60세 이상이 66.1%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최보윤 의원실의 '2024년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요양보호사 종사자 현황은 ▲20~30대가 5,761명(0.9%) ▲40대 34,859명(5.2%) ▲50대 184,830명(27.8%) ▲60대 이상 440,307명(66.1%) 이다.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는 임금 처우도 열악하다. 기 위원은 “방문요양 요양보호사 월평균 임금은 86만 7,000원"이라며 말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2022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문요양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노동시간 대비 임금은 시간당 11,975원으로 최저시급 10,320원보다 1,655원 높은 수준이다. 근무 시간에서 이동 시간은 제외되는 걸 감안하면 실제 시간당 임금은 더 낮을 것으로 추산된다.
방문요양서비스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의 집에 방문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요양시설은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 등으로 다른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요양과 그 밖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에 요양보호사의 합리적인 임금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요양보호사 표준임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요양보호사는 국가가 국민에게 보장해야 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이므로 그 업무는 공적 성격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요양보호사에게 합리적인 임금 수준과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종사자의 인건비를 직접 보조하지 않고 보험 수가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급여비용을 기관에 지급하는 방식이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 1년 일해도, 10년 일해도...요양보호사 월급은 “똑같다"
요양보호사는 경력이 쌓여도 시급이 오르지 않는다.
현직 요양보호사 김주란 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한 6년 동안 직장을 세 번 옮겼다. 구립 기관, 민간 기관, 법인 기관에서 각각 일했다. 그가 자주 기관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었던 건 요양보호사 대부분이 계약직 형태로 근로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김 씨는 “1년 단위 계약이 종료됐을 때, 기관과 재계약하지 못하면 떠나야 하는 구조"라며 “(본인이 원해서) 오래 다니고 싶어도 그러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2022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요양보호사의 72.5%가 계약직이다. 그중 대개는 방문요양 종사자다. 방문요양 종사자들은 수급을 받는 노인의 집에 직접 방문해, 배정받은 시간만큼 일한다. 그래서 시간제 계약직 형태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이 많다. 반면, 고정 장소로 출퇴근하는 노인요양시설 종사자들은 정규직 비율이 높다.

▲▲요양보호사들의 고용 형태 (자료: 2022년 장기요양 실태조사)
계약직 요양보호사는 장기근속 장려금을 받기 어렵다. 계약이 끝나면 기관을 계속 옮겨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정규직 비율이 높은 노인요양시설 종사자는 2022년 기준으로 35%가 장기근속 장려금을 받았지만, 방문요양 종사자들은 14.3%만이 장려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기 위원은 “요양보호사는 경력에 상관없이 기본급이 같다"며 “장기근속 장려금이 없다면 10년을 일하나, 1년을 일하나 똑같은 월급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들의 장기근속 장려금 수령 여부 (자료: 2022 장기요양 실태조사)
장기근속 장려금은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에 근거해 지급된다. 작년까지는 동일한 기관에서 3년 이상 근속한 경우에만 월 6만 원씩 장려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그 기준을 1년으로 낮췄다. 종사자 처우 개선 차원에서 1년 이상 3년 미만 근속자에게도 월 5만 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기 위원은 “3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조건이 완화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일 기관 근속이라는 기준을 남겨둔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관을 옮기더라도 경력을 인정하고 이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을 옮기더라도 요양보호사가 갈고 닦은 전문성은 사라지지 않기에, 그 전문성을 인정하는 임금 체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법과 제도의 역할을 묻다'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 고지운 인턴기자
한편,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법과 제도의 역할을 묻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민생 정책 발굴 모임 '정책과 미래'에서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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