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단지. 사진= 에너지경제신문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대규모 발전사업 허가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춘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주도 개발이라는 정책 요구가 확대되면서 이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잘 아는 지자체에서 허가권을 운영하는 게 낫다는 논리다. 하지만 전력망 안정성과 국가 차원의 전력 수급 관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19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내놓은 '광주·전남특별시 행정통합 특별법' 초안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한 허가권을 특별시장에게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태양광 설비용량 50메가와트(MW) 초과, 풍력 100MW 초과 사업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발전사업 허가권은 중앙정부(전기위원회)가 갖고 있는데, 초안에 따라 허가권이 통합지자체로 넘어갈 경우 다른 광역지자체에서도 같은 요구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주도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발전사업 허가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상 시·도지사는 3MW 이하(단, 제주도는 모든 용량 풍력발전 사업 허가권 보유) 소규모 발전사업에 대해서만 발전사업 허가권을 갖고 있다. 이를 초과하는 사업은 중앙정부에 허가권이 있다.
발전사업 절차는 먼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뒤 지방정부로부터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한국전력에 전력판매계약(PPA)을 신청하고, 전기안전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 단계라도 막히면 사업 자체가 중단된다. 전기위원회와 지자체 모두 허가에 앞서 한전으로부터 전력망 여유 용량에 대한 확인을 받고 이를 토대로 판단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한 재생에너지 사업은 초기 사업허가 과정에서는 서류상 아무 문제가 없어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수용성 문제로 기간이 지연되거나 아예 사업이 불가능해지는 일도 다수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위원회에서 사업 허가를 받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추후에 보류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개최된 제317차 전기위원회만 보더라도 △평창 유천풍력 발전사업 변경허가 △평창 횡계에코풍력 발전사업 변경허가 △신안 케이에스피1호 태양광 발전사업 변경허가 건이 주민수용성 등의 문제로 심의보류됐다.
지역에서는 중앙정부가 처음부터 사업 허가를 주도하는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지자체가 주도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지역 에너지 전문가는 “사업 성패는 지자체 개발행위 허가에 달려 있는데 처음부터 발전사업 허가 단계부터 지자체가 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주민 수용성 확보와 갈등 조정, 사업 설계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처럼 발전 설비와 송전 인프라를 둘러싼 지역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도 허가권 이양 논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일방적 추진보다는 지역 설득을 전제로 한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발전사업 허가권 이양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권한이 지자체 중심으로 넘어갈 경우 국가 차원의 전력망 안정성이나 수급 조정에 대한 고려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자체 사업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릴 수 있어 사업 준공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무리한 추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발전사업 허가권의 지자체 이양이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초안에 담긴 것이라서 실제로 이행되기까지는 많은 논의와 협의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러한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력 당국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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