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국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관에서 열린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주성 기자
“불과 15년전만 해도 의약품 분야는 중국이 한국을 따라올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빨리 중국을 따라가야 할 판이 됐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협회 본관에서 개최한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조영국 글로벌벤처네트워크 대표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발생한 글로벌 비즈니스의 40%가 중국에서 나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 대표는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의 동향을 짚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미국 시장 동향의 흐름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을 토대로 어떤 포인트를 공략하는 게 효과적인지, 경쟁기업들은 어느 분야를 공략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2017년 당시 바이오텍 실력이 부족했던 중국은 미국 벤처들을 대상으로 자본을 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았다"며 “이러한 경험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이 자국으로 리턴한 결과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중국이 미국 바이오텍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축적하며 바이오분야 글로벌 패권국 중 한 곳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올해부터 오는 2033년까지를 우리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으로 지목했다. 주요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특허절벽)가 눈 앞으로 다가온 글로벌 빅파마들의 인수합병(M&A)이 이 기간 본격화할 것이라는 이유다.
조 대표는 “약 4~5년 동안 글로벌 빅파마들이 특허절벽으로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60%까지 매출 타격을 입게 된다"며 “빅파마들이 특허절벽을 겪게 될 분야를 파악하고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부합하는 미래 파트너를 선정해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등 구체적이고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관에서 열린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주성 기자
빅파마들이 특허절벽 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해 공격적 M&A를 추진하면서 초동 대처를 사실상 마무리한만큼, 올해부터는 미래 성장형 M&A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빅파마 M&A는 특허절벽을 대비하기 위해 급한 불을 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화이자의 경우 수년 전부터 100조원 이상 투자를 감행했고, 이제는 R&D에 약 8조~9조원 규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임상 3상 후보물질 등을 대상으로 투자가 집중됐었다면, 이제는 미래 성장형 투자 기조로 초기 임상단계 약물 등 소규모 옵션들도 다수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혜민 팀장은 또, 제형변경 플랫폼 등 마진률 향상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우리 업계의 최대 공략 포인트로 지목했다.
허 팀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리쇼어링(자국 내 생산)·약가 인하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언급하며 “빅파마들은 결국 성공 확률과 출시 가능성이 높거나 마진율이 높은 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수익성 위협이 지속 확대되며 안전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제형 변경 기술 등을 통해 얼마나 마진을 더 확보시켜줄 수 있는지를 강조한다면 빅파마 입장에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피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규제개선 지원 역시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허 팀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규제 산업인만큼 인재와 자본, 정부 지원 등 삼박자가 맞으면 르네상스는 반드시 온다"며 “중국이 이 세 박자를 먼저 갖추며 산업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우리 바이오텍들이 살아남으려면 기술이전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자금 조달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기술이전은 신속한 임상 진입이 필수적인만큼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단축 등 유연하고 활발한 정부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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