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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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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현대차 ‘차량대여업’ 진출에 렌터카업계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06 11:12

26일 정기 주총서 ‘車 대여사업’ 추가 안건 의결 예정
대형 제조사 시장 진입, 기존 업체 경쟁 환경 악화 우려
매물로 나온 SK렌터카 인수설도 솔솔…사업확장 가능성

경차 판매 역대 최소…고물가에 올해부터 반등 조짐

▲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 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자동차가 올해 '자동차 대여사업(렌터카)'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렌터카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이 직접 렌터카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인 만큼 기존 렌터카 업체들이 규모와 자금의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4일 현대차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6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렌터카 사업을 연내에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렌터카 사업 추가는 현대차가 2019년부터 운영해 온 구독형 프로그램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은 현대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차량을 일 또는 월 단위로 대여하는 구독 서비스다. 그동안 현대차가 플랫폼 기획·운영을 맡고 제휴 렌터카 업체가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렌터카 제휴업체와 구독서비스 협력체계를 유지하되 고객에게 구독 차량을 직접 제공하는 방안도 병행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구독 플랫폼 운영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제휴 렌터카사와 함께 차량을 직접 대여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렌터카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사업구조가 바뀌면 향후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차종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렌터카 업계에서는 대형 제조사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통상 렌터카 사업자들은 제조사로부터 차량을 매입해 운영하지만 현대차는 차량을 직접 공급할 수 있어 가격 경쟁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아울러 자금 조달 구조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중소 렌터카 업체들은 차량을 출고받을 때 은행 대출이나 캐피탈 금융 등 외부 금융권 여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금리 부담이 커지면 차량 도입 원가가 상승하고 이는 렌탈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차는 현대캐피탈 등 그룹 내 금융 계열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낮을수록 차량 확보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이는 곧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동일한 차량을 운영하더라도 자금 구조의 차이로 인해 기존 렌터카 업체들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렌터카 사업에 직접 진출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미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등 대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 제조사까지 가세할 경우 경쟁 강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SK렌터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이를 인수해 대형 렌터카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롯데렌탈을 인수한 뒤 SK렌터카와의 기업결합을 추진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계획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전략을 수정해 SK렌터카 매각을 통해 업계 1위인 롯데렌탈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SK렌터카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렌터카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현대차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기반이 이미 다져진 기업을 현대차가 인수한다면 렌터카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실제 인수 여부와 향후 구체적인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렌터카 업계의 우려를 완화하고 기존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렌터카 상생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할인 혜택 조건 완화 △할인 대상 차종 및 금액 확대 △렌터카 특화 잔가 보장형 금융 상품 운영 등을 통해 렌터카 업체의 차량 구매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차량 구매 직전 연도에 현대차를 12대 이상 구입해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전년도 구매 대수와 관계없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다.


또 할인 혜택 적용 차량을 12종으로 대폭 틀려 렌터카 업체의 선택 폭을 넓혔다. 이어 할인 금액을 최대 100만원으로 높여 렌터카 업체의 신차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추고 차량 확보 안정성을 높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렌터카 시장의 구조 변화 속에서 중소 사업자와 신규 업체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형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했다"며 “현대차는 앞으로도 렌터카 산업 전반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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