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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단인가 SUV인가…르노코리아 ‘필랑트’의 반전 매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07 17:25

경북 경주~울산 약 60km 구간 직접 시승
패밀리카 넘어선 넉넉한 실내공간 확보
실연비 13km/L로 하이브리드 효율 입증
르노코리아 반등 이끌 전략 모델 ‘특명’

르노코리아 '필랑트'.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가 깜깜한 어둠 속에서 '그랑 콜레오스'로 새벽 오로라의 빛을 밝혔다면 '필랑트'를 통해 완연한 일출을 준비하고 있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가 '오로라'로 불리는 신차 프로젝트의 두번째 모델이다. 세단의 안락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공간 활용성을 동시에 노린 크로스오버 성격의 차량으로 두 차종의 장점을 모두 원하는 소비층을 한 번에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경상북도 경주에서 울산 일대까지 약 60km 구간에서 필랑트의 운전대를 직접 잡고 주행해봤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는 코스에서 차량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 공간 활용성을 두루 확인할 수 있었다.




준대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필랑트는 얼핏 보면 대형 SUV 못지않은 차체 존재감을 드러낸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필랑트는 길이 4915mm, 너비 1890mm, 높이 1635mm의 차체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루프 라인이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디자인 덕분에 SUV 특유의 묵직함보다는 세단 같은 날렵한 이미지도 동시에 풍긴다.


특히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아온 외관은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를 곳곳에 담아 르노 특유의 독창적인 이미지를 새롭게 드러낸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전·후·측면.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전·후·측면. 사진=박지성 기자

정면에서 바라본 필랑트의 그릴은 배트맨 마스크를 연상시킬 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다. 날카롭게 뻗은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어우러지며 존재감을 한층 강조한다.




측면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차체를 한층 날렵하게 만들며 금방이라도 앞으로 치고 나갈 듯한 스포티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후면 리어 윈도우는 공기역학을 고려한 가파른 경사각이 돋보이며 차체의 볼륨감과 역동적인 디자인을 동시에 강조한다.


실내 공간으로 들어오면 SUV와 세단의 장점을 모두 담아낸 구성이 눈에 띈다. 먼저 2820mm의 넉넉한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패밀리카 이상의 공간성을 확보했다.


특히 운전석과 동승석 시트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마감으로 프리미엄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시에 탑승자의 몸을 안정적으로 감싸주는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실제 필랑트 실내에는 윗 손잡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시트가 탑승자의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기 때문에 손잡이를 배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12.3인치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12.3인치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 사진=박지성 기자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까지 즐길 수 있는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도 특징으로 꼽힌다. 동승석까지 이어진 세 개의 12.3인치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은 그랑 콜레오스에 탑재된 것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으로 적용됐다.


대형 스크린은 운전자를 위한 직관적인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조수석 스크린에서는 음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브라우저, 뉴스, 갤러리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고, 장거리 주행 중 지루함을 덜어줄 다양한 게임 기능도 탑재돼 차량 안에서의 즐거움을 더한다.


아울러 2열 공간은 320mm의 넉넉한 무릎 공간과 886mm의 헤드룸을 확보해 쿠페형 디자인임에도 세단 못지않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633리터(L), 시트 폴딩 시 최대 2050L까지 확장할 수 있어 여행이나 캠핑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1열(왼쪽)·2열.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1열(왼쪽)·2열.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적재 공간.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적재 공간. 사진=박지성 기자

이밖에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1.1㎡의 넓은 면적으로 탁월한 개방감과 밝은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여름 뜨거운 햇빛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2중 은(Ag) 코팅과 솔라 필름을 적용해 외부 환경 변화에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주행 성능 역시 하이브리드의 강점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안정적인 동시에 경쾌한 가속 성능까지 갖추고 있다.


필랑트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이-테크(E-Tech)' 시스템은 도심 뿐만 아니라 고속 구간에서도 엔진 개입 없이 전기 모드로만 주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는 엔진이 개입하고 있음에도 전환 과정에서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 전반적으로 정숙한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이 같은 주행 감각은 차체 기반에서 비롯된다. 필랑트는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안전성과 성능이 검증된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특히 필랑트를 위해 플랫폼을 재설계해 차체 강성과 차음 성능을 강화했으며 감쇠 성능과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과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를 적용했다.


필랑트에 적용된 주파수 감응형 댐퍼는 노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주파수의 진동을 감지해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서스펜션 기술이다. 고속 주행 시에는 노면에서 전달되는 미세하고 빠른 진동을 감지해 감쇠력을 낮춤으로써 한층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다.


반면에 잦은 조향이 필요한 와인딩 구간에서는 차체의 순간적인 롤과 흔들림을 감지해 감쇠력을 높이며 차체를 보다 단단하게 지지한다. 이 덕분에 직선 구간에서는 안정적인 승차감을, 코너 구간에서는 탄탄한 차체 거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가속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필랑트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0ps(110kW), 최대토크 250Nm를 발휘하는 1.5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3단 멀티모드 오토 변속기와 통합된 2개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최대 250ps의 시스템 출력을 구현했다.


실제 주행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자 단번에 규정 속도까지 치고 올라가는 경쾌한 가속감을 보여줬다. 속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으며 오르막과 커브 구간이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전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주행 기록.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 '필랑트' 주행 기록. 사진=박지성 기자

하이브리드 모델의 강점인 연비 역시 돋보였다. 필랑트의 공인 복합 연비는 15.1km/L다. 실제 주행에서는 복합 연비보다 약 2km/L 낮은 13km/L 수준을 기록했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996km에 달해 장거리 주행에서도 충분한 효율성을 보여줬다.


필랑트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4331만 9000원부터 4971만 9000원까지 책정됐다. 뛰어난 승차감과 넉넉한 공간성,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두루 갖춘 점을 고려하면 경쟁 모델 대비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노릴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과거 신차 부재로 다소 주춤했던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그랑 콜레오스로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 필랑트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반등의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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