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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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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악재’ MBK vs ‘경제 안보’ 고려아연…국민연금 펜 끝에 달린 운명의 주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19 17:28

MBK·영풍 연합 내주 24일 주총 앞 이사회 장악 노려
지분율 우위…홈플러스 부실 사태가 ‘아킬레스건’ 작용
정치권 “국민 혈세 투기 자본 자금줄 X”…책임론 비등
고려아연 경영진, 법원 인정 ‘美 광물 공급망’ 카드 반격

영풍·고려아연 CI

▲영풍·고려아연 CI

오는 3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투기적 사모 펀드의 행보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과 국가 핵심 광물 공급망 안보라는 거대한 명분이 정면으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사활을 건 표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자본시장의 시선은 사실상 승부의 키를 쥔 국민연금의 입을 향하고 있다.


이번 주총의 최대 이슈는 '이사회 구성'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담은 주주 제안을 던지며 이사회 장악을 향한 맹공을 펼치고 있다.


표면적인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MBK·영풍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이들의 의결권 지분은 약 41~42% 수준으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우호 지분을 다소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이 온전히 MBK 측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MBK의 '홈플러스 사태'다.




MBK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극심한 경영 악화와 기업 회생 절차 위기 등 사회적 파장의 중심에 서면서 MBK의 경영 능력과 자본 운용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MBK 펀드에 막대한 자금을 출자한 국민연금마저 투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투자한 자본을 까먹고 있는 사모펀드의 손을 국민연금이 다시 들어줄 명분이 있느냐는 회의론이 자본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비판의 목소리는 여의도 정치권과 시민사회로 번지며 국민연금을 압박하고 있다. MBK의 행보를 '약탈적 사모펀드'로 규정하며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의 엄격한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회의에서 “국민연금은 기득권 세력의 방패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자산을 지키는 공적 수탁자"라며 “국민이 땀 흘려 번 돈이 투기 자본의 자금줄이 되어서는 안 되며, 약탈적 사모펀드와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한 정치권의 기류는 국민연금의 이번 의결권 행사는 물론, 향후 MBK에 대한 추가 펀드 출자 여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세에 몰린 듯했던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미국 제련소 건설'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투자 전략의 연속성을 내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테네시주 대규모 제련소 프로젝트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과 미국의 경제안보를 잇는 핵심 고리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이라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 과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가치는 앞선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서도 힘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미국의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미 간 협력 강화,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처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된 거래"라고 명시하며 그 정당성을 인정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가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이처럼 중장기적 호흡이 필수적인 국가 기간산업의 전략적 투자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주총은 연기금의 책임 투자 원칙과 기간산업 보호라는 두 가지 무거운 과제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예정이어서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중요한 표 대결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MBK와 영풍 측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투기 자본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국가 경제안보라는 변수가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국민연금이 단기적 지분 구도가 아닌, 어떤 명분과 잣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고려아연의 최종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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