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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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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축소’ 하겠다더니…트럼프, 하루만에 “발전시설 날리겠다” 발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22 10:14

‘발전시설 초토화’ 발언으로 갈등 고조
출구 전략 불확실한 미·이란 전쟁
“트럼프 선택지는 2가지”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4주째에 접어들며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았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축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되지만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현 시점에서 48시간 이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 없이 완전히 개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란의 주요 발전시설을 타격할 것"이라며 “가장 큰 발전소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과는 정반대의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군사적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며 중동에서의 군사 작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전쟁 수위를 다시 끌어올린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 주요 에너지 시설이 잇따라 피격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이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석유·가스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여파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20일 배럴당 112.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3.9% 수준으로 올라서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4.39%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미 금리 전략 책임자는 “이란을 둘러싼 충돌이 격화되고 장기화되면서 미 국채 시장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은 더 이상 올해 금리 인하를 반영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일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값도 크게 흔들렸다. 지난 20일 4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574.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지난주에만 11%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고 CNN은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기존 7500에서 7200으로 하향 조정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충격이 기업 수익성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연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S&P500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2~5%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폭이 더 커질 경우 하락 압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번 전쟁이 4주째에 접어들었음에도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AFP통신은 “중동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지만 명확한 출구는 여전히 부재하다"며 “미국의 목표와 이란의 버티기 능력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 등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이라며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미국의 요구에 대한 저항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며 “군사 작전을 종료해 긴장을 완화하거나, 이란의 굴복을 유도하기 위해 충돌을 더욱 격화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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