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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 톺아보기] 임태희 교육정책, 정치가 아닌 ‘신뢰의 약속’…이행률 99.9%의 의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03 04:11

공약이행평가 2년 연속 최고 등급
교육과 정치, ‘불가원불가근’ 강조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제공=경기도교육청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교육과 정치는 늘 미묘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지나치게 가까우면 교육이 정치의 도구가 되고 너무 멀어지면 현실을 바꾸는 힘을 잃는다. 그래서 교육과 정치의 관계를 흔히 '불가원불가근(不可遠 不可近)'이라 말한다. 가까이할 수도 그렇다고 멀리할 수도 없는 긴장 속의 관계라는 뜻이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백년대계다. 반면 정치는 임기와 성과를 요구하는 현실의 영역이다.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서 교육이 정치의 수단이 되면 학교는 흔들리고, 정치가 교육 현장을 외면하면 정책은 공허한 구호로 남는다. 결국 교육정책의 중심에는 신뢰가 놓여야 한다.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교육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선언이나 구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육은 약속을 지키는 과정 속에서 신뢰를 쌓아갈 때 비로소 현실의 힘을 얻는다.




최근 경기도 교육행정에서 이러한 원칙을 보여주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해 온 공약 이행 성과가 그것이다. 공약을 정치적 약속이 아닌 교육공동체와의 신뢰로 풀어낸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공약은 정치의 구호가 아니라 교육의 약속

경기도교육청

▲제공=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캡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2026 전국교육감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경기도교육청은 2년 연속 최고등급(SA)을 받았다. 단순한 평가결과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임 교육감이 제시한 공약은 8대 정책 분야 65개 과제였다. 이 가운데 64개 과제가 이미 완료됐다. 임기 내 이행률은 99.9%다. 남은 1개 과제도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다.


행정평가에서 흔히 숫자는 의미를 과장하기도 하지만 교육정책에서 99.9%라는 수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교육정책은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학교 현장, 교사, 학부모, 학생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공약 이행 완료 △2025년 목표 달성 △주민 소통 △웹 소통 △공약 일치도 등 5개 평가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임 교육감은 이에 대해 “공약은 경기도민과 경기교육가족과 신뢰를 바탕으로 맺은 약속이다"라고 강조했다.


교육행정에서 이 발언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공약을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 교육공동체와의 계약으로 바라본 시각이어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현장 중심 공약… 미래교육과 교육격차 해소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현장 중심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경기도교육청

임 교육감이 교육 현장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는 이유는 현장 중심의 실용적 공약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는 점에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정책은 '미래형 교육전환'과 '교육격차 해소'다. 도교육청은 인공지능(AI) 기반 학습환경 확대와 디지털 교육 인프라 구축을 통해 미래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추진하며 공교육의 기본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받는 공약은 학교 자율성 확대와 교권보호 정책이다. 교육 현장의 자율성을 높여 학교가 스스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도록 지원하고 교권보호 제도 정비를 통해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학생 안전과 학교시설 개선, 돌봄 확대 등 생활밀착형 정책도 학부모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다음 선거에서 제시될 가능성이 있는 공약 역시 '미래교육 체계의 고도화'와 '공교육 신뢰 회복'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AI와 디지털 기반 학습 확대, 학생 맞춤형 교육 강화, 교사 전문성 지원, 교육 격차 해소 등이 핵심 의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임 교육감의 다음 공약 역시 교육을 정치적 구호가 아닌 지속가능한 교육시스템 구축이라는 방향에서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자의 정치, '수기치인'의 리더십

경기도교육청

▲경기미래교육의 정책 체계도. 제공=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캡처

동양고전에서 지도자의 기본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자신을 닦고 사람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교육행정은 바로 이 철학 위에 서야 한다.


브라질의 교육철학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는 교육을 “대화와 참여의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교육정책 역시 마찬가지로 일방적 행정이 아니라 참여와 소통 속에서 완성된다.


이번 평가에서 도교육청이 주민소통과 정보공개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교육청은 공약 추진현황과 이행 결과를 교육청 누리집 '열린교육감실'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정책을 숨기지 않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행정의 투명성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정책을 움직인다. 이는 교육행정에서 중요한 원칙 하나를 보여준다. “정책은 권력으로 추진되지만 교육은 신뢰로 완성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


교육공약, 결국은 사람의 문제

경기도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일선 학교 현장 방문 모습. 제공=경기도교육청

정치 공약은 선거가 끝나면 흐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교육 공약은 다르다. 그 결과가 학교와 학생, 그리고 미래 세대의 삶에 직접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 공약은 단순한 행정 계획이 아니라 교육 철학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논어(論語)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이 신뢰하지 않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뜻이다. 교육 역시 다르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정책을 믿지 못한다면 어떤 교육개혁도 성공하기 어렵다. 결국 교육행정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신뢰다.


이번 평가결과는 단순한 행정 성과를 넘어 교육행정에서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교육정책은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슬로건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는 꾸준함과 현장에서 쌓아올린 신뢰 속에서 비로소 힘을 얻는다.


교육과 정치의 관계는 여전히 불가원불가근(不可遠 不可近)이다.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교육이 정치에 종속되고, 너무 멀어지면 정책은 현실을 잃는다. 그 사이에서 교육행정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정치의 언어가 아니라 교육자의 언어로 약속을 지키는 것, 그것이 교육정책의 본질이다.


공약은 결국 약속이다. 그러나 교육자의 약속은 선거의 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육의 시간은 미래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정책에는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진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교육의 약속은 오늘의 성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학교에서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교육정치가 지향해야 할 가장 바른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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