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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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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내놓은 우리가 왜 후순위인가”…장미상가 소유주들 분노의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11 09:00

법원 “조합설립 적법”…상가 소송 기각, 법적 리스크 일단락
주거전환으로 5000가구 확대…상가 “토지 기여만큼 권리 달라”
조합 “절차 문제 없다”…사업은 진행 중, 관건은 ‘내부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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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장미종합상가 일대 모습. 재건축을 앞두고 상가와 아파트 조합 간 권리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장미1·2·3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상가와 아파트 조합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상가가 발목을 잡는다'는 단순 구도와 달리, 실제 쟁점은 상가 부지의 주거전환과 이에 따른 권리 배분 구조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은 이미 사법부 판단을 통해 확인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상가 일부 소유주들이 제기한 조합설립인가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고, 이후 항소가 제기되지 않으면서 조합설립의 적법성은 확정됐다.


이번 소송은 장미종합상가 A·B동 소유주 8명이 조합 설립 당시 체결된 '독립정산제' 약정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제기됐다. 독립정산제는 아파트 조합과 별도로 상가 조합원들이 별도 기구를 구성해 개발이익과 관리처분계획을 독립적으로 정산하는 방식이다. 상가 조합원들은 통합 재건축 시 분양가 상승으로 기존 상가 소유주의 재입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선호해왔다.




상가 측은 해당 협약을 전제로 조합 설립에 동의했지만, 이후 신속통합기획 도입으로 개발 방향이 주거 중심으로 바뀌자 '기망에 의한 동의'라며 무효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약정 이행 여부나 사후 분쟁은 인가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합설립 동의 철회 역시 법정 기한 이후에는 인정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적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판결은 절차적 적법성에 한정된 것으로, 권리 배분 문제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상가는 반대한 적 없다"…프레임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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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장미종합상가 일대 내 재건축협의회 사무실. 재건축을 앞두고 상가와 아파트 조합 간 권리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상가 재건축협의회는 '상가가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인식부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상가가 재건축을 반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통합 재건축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상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프레임은 왜곡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설립 무효 소송 역시 일부 개인의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특정 임원이 독단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며, 상가 조합원 다수가 이를 문제 삼아 이미 해임했다"며 “사업 지연과 연결짓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도 갈등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사안을 잘 아는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상가 측이 재건축에 조직적으로 반대했다면 장미상가 일대는 이미 반대 현수막으로 뒤덮였을 것"이라며 “상가의 재건축 반대 주장은 일부 의견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상가와 조합 간 협의가 본격화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사업시행인가 신청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분담금이나 구체적 조건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귀띔했다.


본격 착공시기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7~8년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는 입주까지 최소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시각이 대다수"라며 “장기 사업인 만큼 단기 갈등보다 향후 협의 과정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필지에서 시작…주거전환이 만든 갈등

갈등의 핵심은 토지 구조와 정책 변화다. 장미아파트와 상가는 1979년 준공 당시 하나의 필지에서 출발했고, 이후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상가 부지 약 6700평이 중심시설용지로 구분됐다. 그러나 신속통합기획 도입 이후 이 중 5000평 이상이 공동주택용지로 전환되면서, 해당 부지에서도 아파트 건립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약 400세대 이상의 추가 물량이 발생하며 사업 규모와 수익성이 동시에 확대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상가 부지에서 발생한 물량은 토지 기여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에 맞는 권리 배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갈등의 출발점은 2020년 협약과 이후 정책 변화 사이의 괴리다. 당시 상가와 아파트 측은 독립정산제를 전제로 재건축에 합의했지만, 신속통합기획 도입으로 개발 방향이 바뀌면서 협약의 전제가 흔들렸다.


상가 측은 “정책이 바뀌었으면 협약도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현재 구조는 과거 협약 중 불리한 조건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협의 절차 부재를 핵심 문제로 지적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정비계획이 협약상 절차와 달리 실질적인 협의 없이 추진됐다"며 “공문만 오갔을 뿐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분양 구조 역시 쟁점이다. 상가 측은 “상가 부지에서 발생한 주택 물량이 있음에도 일반분양이나 후순위 배정 구조가 적용되고 있다"며 “독립정산제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반발한다. 공공기여 부담에 대해서도 “최신 기준을 적용받으면서 권리 배분은 과거 기준을 따르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업용지의 '주거화'…전례 없는 권리 재설계 문제

통상 중심시설용지는 상업·업무 기능 유지를 전제로 하는 만큼, 대규모 주거용지 전환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업용지를 사실상 주거용지로 통째로 재편한 수준"이라며, 사업성 확대를 위해 토지 성격 자체를 바꾼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대형 재건축 단지들도 상가와의 이해관계 충돌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반포 원베일리는 상가 통매각을 통해 수익 배분 문제를 조정했고, 둔촌주공은 공사 중단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거친 뒤 상가 측과 비용 및 이익 분담 구조를 재협상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전문가들은 장미아파트 역시 '독립정산제'의 구체적 설계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례는 상업용지가 대규모로 주거용지로 전환된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단순 비율 조정을 넘어서는 새로운 권리 가액 산정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해 지난달 7일 선출된 김만수 신임 조합장을 향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상가 내 한 관계자는 “새 조합장에 대해 상가 소유주들의 지지가 상당하다"며 “김의천 상가협의회장과의 논조 조율과 협상 호흡이 향후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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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장미1·2·3차 아파트 전경.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장혜원 기자

한편, 조합 측은 공식적인 상세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법원 판결로 확인된 절차적 정당성과 기존 협약을 근거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지침서 마련에 착수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은 정비계획 변경안 재상정을 위한 보완자료를 제출한 상태로, 현재 서울시 내부에서 심의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 향후 절차는 재상정 심의, 조치계획 수립, 재공람, 고시, 통합심의 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9월경 입찰 공고를 내고 이르면 올해 말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으로 내년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정비계획은 신속통합기획 틀 안에서 진행 중인만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만큼 사업의 큰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상가 배치와 분양 방식 등 세부 조건을 둘러싼 이견은 남아 있어 향후 협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가협의회 관련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조합 측에 관련 입장을 문의했으나, 마감 시점까지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행정 절차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으며, 이에 따라 단지는 용적률 300% 이하, 최고 49층 규모로 재건축돼 기존 3522가구에서 약 51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인허가 절차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 조합 간 권리 배분 문제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는것이 원칙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 장미1·2·3차 재건축은 정비계획 변경안이 수정가결된 상태로, 사업은 계획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약 51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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