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에크모 보조 폐종괴 제거술' 성공
폐 기형으로 출생…의료진 “희망 있어 포기 못해"
생후 2일째부터 에크모 치료…13일째 수술 돌입
신생아과·소아심장외과 등 '한 팀'으로 수술 성공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가 지난 3월 퇴원을 앞둔 한결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팀은 21일 “출생 직후 심각한 폐기형으로 폐가 2배가량 과도하게 부풀어 생존 확률이 희박했던 송한결 아기를 '에크모 보조 폐종괴 제거술'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생후 2일 만에 '최후의 치료'로 불리는 에크모(ECMO, 인공심폐보조장치)를 장착할 만큼 암담한 상황이었지만, '희망이 있어 포기할 수 없다'는 의료진과 부모의 간절함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결이의 엄마(30)는 2025년 10월, 임신 22주차 정밀초음파에서 태아의 폐에 혹이 보인다는 소견을 듣고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재차 이뤄진 정밀초음파 결과는 더욱 심각했다. 폐종괴가 왼쪽 흉곽의 대부분을 차지해 정상적인 모양의 왼쪽 폐는 거의 없었고, 오른쪽 폐도 정상 기능의 40% 수준으로 예상됐다. 엄마는 절망적인 소식에도 '수술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지난 1월 14일 3.58㎏의 아기를 출산했다.
하지만 세상에 나온 한결이의 상황은 암담했다. 일반적인 신생아 폐 크기보다 2배가량 과도하게 부푼 왼쪽 폐종괴가 심장과 오른쪽 폐를 짓누르고 있을 뿐 아니라 폐에서 공기가 새는 기흉,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 폐동맥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산소 포화도가 유지되지 않는 폐고혈압까지 진단받은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진 한결이는 호흡을 보조하는 치료에도 중증 호흡부전이 지속돼 1월 16일 태어난 지 2일 만에 에크모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이는 심폐기능부전이 심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낸 후 산소를 공급해 다시 주입하는 치료 방법이다.
1월 27일, 한결이가 태어난 지 13일째 되는 날 폐종괴를 제거하는 수술이 시작됐다. 작은 신생아의 몸에 거대한 에크모 기계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어 있어 수술장으로 이동하는 데에만 신생아과 의사와 간호사, 인공심폐기사 등 10명이 넘는 의료진이 투입됐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최세훈 교수는 에크모에 의존하고 있는 한결이의 왼쪽 폐 상엽에 이어진 폐종괴를 개흉술을 통해 안전하게 제거했다. 수술 직후 한결이는 점차 상태가 호전되었지만 에크모를 제거하려는 순간 폐고혈압이 다시 악화되는 고비가 찾아왔다.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에 기반해 약물치료 용량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흡입 일산화질소, 고빈도 환기 등 집중치료를 시행한 결과 한결이는 빠르게 회복했고 수술 후 한 달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이병섭 교수는 “신생아과, 소아심장외과, 소아심장과, 소아마취통증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과 의사와 에크모 전문 간호사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신속하게 치료를 시행한 덕분에 수술이 성공하고 한결이가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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